GTX 변전소 '유해성' 논란에…국토부 "전자레인지보다 전자파 덜 나와"

매헌변전소 주변압기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지난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 2층에 위치한 매헌변전소. 국토교통부 측이 기자단이 보는 앞에서 주변압기 1m 거리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더니 2.7 마이크로테슬라(µT)가 나왔다. 5m 거리에서 쟀더니 0.2µT로 낮아졌고, 수직으로 25m 떨어진 지상 공간에서 측정하자 0.04µT까지 떨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83.3µT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전자레인지(35µT)나 헤어 드라이기(16µT) 등보다 전자파가 덜 나왔다.

24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변전소 설치가 예정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안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량리전철변전소는 청량리역 지하 4층 공간에 들어설 예정인데, 인근에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같은 대단지 아파트와 어린이집이 등이 있다. 주민들이 전자파 노출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자, 동대문구는 최근 국토부에 변전소 설치 직권 취소를 요청하기도 했다.
GTX 청량리전철변전소 위치. 국토교통부 제공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극히 미미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전자레인지나 헤어 드라이기, 온풍기, 진공청소기 등 생활 속 가전제품보다 전자계 발생 수치가 낮으며, 파장이 길어 먼 곳까지 전파되지 않는 전자계는 인체에 축적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극저주파 전자계를 발암물질이 있는 것으로 분류한 것을 두고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윤명 단국대 명예교수는 “IRAC에선 전자계를 그룹2B와 그룹3로 정하고 있는데, 그룹2B는 실험결과 영향은 없으나 가능성이 있으니 유의하라는 그룹으로 커피와 디젤엔진 배기가스 등이 포함돼 있다”며 “그룹3는 연구결과가 거의 없는 ‘분류 곤란’ 그룹으로 실생활 중 카페인과 머리 염색약 등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대부분의 변전소가 도심이나 주택가에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총 17개의 변전소(공사 예정 포함)가 있다. 매헌변전소만 해도 주택가와 100m 거리에 있으며, 구로구의 구로전철변전소 반경 200m 안에도 여러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인천의 한 변전소는 초등학교와 340m 떨어져 있으며, 경기 남양주에는 변전소가 요양원과 70m 거리에 위치한 사례도 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동대문구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며 변전소의 무해성 등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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