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테마주로 돌진합니다"…한방 노리는 단타 불개미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 투자자들의 고위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널뛰는 테마주에 빚을 내 올라타는 한편, 하루만에 주식을 사고 파는 단기 투자 빈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17조5371억원)보다 2조7000억원 가량 늘어나며 연중 최고치에 도달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후 갚지 않고 남은 금액을 말한다. '빚투(빚을 내 투자)'라고도 불린다. 주가가 오르면 큰 문제가 없지만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되기 때문에 고위험 투자 전략으로 분류된다.

늘어난 빚투 자금은 테마주로 향했다. 이날 HB테크놀러지의 신용거래 비율은 9.0%로 전체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HB테크놀러지는 아이폰16 시리즈의 수혜주로 언급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동해 유전 관련주로 엮이며 주가가 급등한 디케이락(9.0%)에도 빚투 자금이 집중됐다.

개인투자자의 고위험 투자 방식은 주식 보유 기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의 58%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을 구입한 날 바로 되파는 '단타 매매'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는 의미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은 71.3%에 달했다. 외국인(17.8%)과 기관(10.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장기적인 기업 성장을 바라보고 투자하기보다는 단기 수급에 의존해 수익을 거두고자 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았던 셈이다.

빚투 자금과 마찬가지로 테마주에 단기 투자 자금이 몰렸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삼성공조의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84%로 가장 높았다. 삼성공조는 자동차 냉각 계통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최근 인공지능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씨씨에스(79%)와 신성델타테크(73%) 등 초전도체 관련주의 당일 매매 비중이 높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와 단타 자금을 활용해 각종 테마주에 올라타고 있다"며 "테마주는 한번 추세가 꺾이면 주가 회복이 요원해질 수도 있는 만큼 수익·손실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