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도 안되면서 웬 유럽"…티웨이 사태에 국토부도 나섰다

국토부, 티웨이 '안전대책 마련' 칼 빼들었다

"잦은 고장·지연으로 국민우려 커"
대한항공에 지원방안 강구 당부
사진=티웨이항공
국토교통부가 최근 항공기 고장 및 지연 운항이 반복된 티웨이항공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국토부는 티웨이항공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해 내달 중 안전대책을 시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하반기에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할 예정이다.

우선 국토부는 각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한 인허가 단계에서 항공기 정비, 조종사 훈련, 지상조업, 부품확보 등 안전운항 체계를 철저히 검증하고 미비점에 대해 보완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취항 후에는 3개월간 국토부 항공안전 감독관 2명이 현장에 파견돼 티웨이항공을 밀착 점검한다.아울러 대한항공에도 티웨이항공의 안정적인 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조종사 교육, 항공기 정비 및 부품 수급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티웨이항공의 하계 시즌 지연·결항 사례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지연·결항 사례에서 소비자 보호조치 의무 위반이 확인될 경우 과징금 등을 부과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5편의 항공기가 제 시간에 출발하지 못하는 등 항공 서비스 운영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티웨이항공은 지난 17일 오전 10시 25분 구마모토 공항에서 승객 147명을 태우고 인천 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TW276편 항공기가 이륙 준비 과정에서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며 당초 출발 시간보다 4시간 5분 늦어졌다.

이외에도 △지난 13일 태국 방콕발 인천행 TW184편(20시간 지연)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11시간 지연) △지난 14일 오사카발 인천행 TW284편(11시간 지연) △지난 15일 인천발 싱가포르행 TW171편(1시간 지연) 등에서도 지연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TW283편이다.원래 낮 12시 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야 했던 이 항공편은 기체 결함을 이유로 탑승이 4시간가량 늦어졌고, 승객들이 모두 탄 뒤에도 3시간 넘게 출발하지 못하다가 다시 내리도록 했다.

결국 이 항공편은 오후 11시 4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일부 승객은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기절하기도 했고 승객 310명 중 204명은 결국 탑승을 포기했다.

중·단거리 노선 중심이던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첫 유럽 노선인 자그레브에 취항한 데 이어 유럽 4개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에 따라 대한항공으로부터 넘겨받는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오는 8∼10월부터 항공편을 띄우며, 프랑스 파리 노선도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운항한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본격적인 장거리 노선 운항을 앞두고 잇달아 벌어진 지연으로 안전과 서비스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중대 사고 14건 중 8건이 티웨이항공에서 발생했다. 3만명을 대상으로 한 '2023 항공 이용자 만족도 평가'에서도 티웨이항공은 10개 국적 항공사 중 9위에 그쳤다.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들은 "티웨이항공 타느니 돈 조금 더 주더라도 대한항공 타겠다", "티웨이가 무슨 유럽이냐. 제주도, 일본이나 왔다갔다해라", "능력도 안 되는 저가항공사에 유럽 노선 운항을 허가하다니. 더 큰 사고 날까 두렵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