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억' 편의점 사장님, 세금 270만원 적게 낸 이유가

간이과세 기준 확대…내달부터 1억400만원으로
사진=연합뉴스
다음달부터 2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새롭게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 전자세금계산서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하는 개인사업자도 60만 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혜택이 늘어나는 만큼 해당 납세자들이 꼼꼼히 알아둬야 할 사항이 많다.

간이과세 기준, 1억400만원으로 상향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간이과세가 적용되는 기준금액이 연 매출 8000만원에서 1억400만원으로 2400만원 상향된다. 피부 미용업(피부관리)이나 기타 미용업(네일아트)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도 사업장 면적과 관계없이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 그동안엔 서울이나 광역시에서 사업장 면적이 40㎡ 이상인 피부·기타 미용 사업자는 매출이 적더라도 ‘일반과세’를 적용받았다. 앞으로는 연 매출 기준(1억400만원 미만)만 충족되면 다른 업종처럼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간이과세와 일반과세는 사업 규모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다음달부터는 연 매출이 1억400만원 미만인 개인사업자는 간이과세자, 1억400만원 이상이면 일반과세자로 분류된다는 의미다.

간이과세는 일반과세보다 세제상 혜택이 많다. 우선 부가가치세율이 낮아진다. 일반과세자는 부가세율이 10%지만 간이과세는 1.5~4% 수준이다. 예를 들어 연 매출액이 1억원이고 연 매입액이 6000만원인 편의점 사장님의 경우 기존에는 매출세액 1000만원에서 매입세액 600만원을 뺀 4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다음달부터 간이과세가 적용되면 매출세액과 공제세액이 각각 165만원과 33만원으로 줄어 납부 세액이 132만원으로 감소한다. 직전 연도 매출이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는 부가세 납부를 면제받는다.

간이과세자로 전환되면 세금 신고 부담도 낮아진다. 일반과세자는 부가세를 1년에 두 번 신고해야 하지만, 간이과세자는 한 번만 하면 된다. 사업자 중에서도 부가세 신고가 까다로워 세무사에게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달부터 간이과세자로 새로 편입되는 사업자는 24만9000명으로, 국세청은 이들 대상자에게 과세유형전환 통지서를 개별 발송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간이과세로 전환되는 사업자가 일반과세를 계속 적용받으려면 이달 30일까지 간이과세 포기신고서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간이과세자는 연도별 세금을 다음 해 1월 1~25일에 신고해야 한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대상자 60만명↑

다음달부터는 개인사업자의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급 대상도 직전 연도 공급가액(면세공급가액 포함) 기준 1억원 이상에서 8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국세청은 약 59만 명이 새로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기준은 일반과세자나 간이사업자와 관계없이 적용된다.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행 대상자인데도 발행하지 않거나 기한을 넘겨 발행하면 가산세가 부과된다. 국세청은 이번 발급 의무 확대에 따라 새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의무가 부여된 개인사업자 약 59만 명에게 의무 발급 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개인사업자들은 자신이 전자세금계산서 의무 발행 해당자인지 여부를 홈택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의무 발급 통지를 받은 사업자는 앞으로 직전 연도의 사업장별 공급가액이 기준금액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계속 전자세금계산서를 의무 발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달부터는 납세자의 편의를 돕기 위한 조치도 시행된다. 국세청은 7월 1일부터 홈택스에서 제3자 전자세금계산서의 발급 사실을 조회할 때 조회 가능 건수를 회당 1건에서 100건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간 국가기관이나 금융기관이 거래당사자로부터 제출받은 전자세금계산서의 실제 발급 여부를 확인할 때 걸리는 시간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