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전진건설로봇, 구주매출이 변수
입력
수정
지면A19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특수 용도 차량(특장차) 제작사 전진건설로봇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에 본격 들어간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지분을 파는 구주매출이 공모금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일부에서는 공모가 흥행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신주 발행 없이 공모
일각 "투자매력 낮춰"
성장성이 흥행 좌우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진건설로봇은 다음달 기업공개(IPO)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회사는 1999년 설립된 콘크리트 펌프카 제작사다. 펌프카는 건설 현장 등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사용하는 장비다.
회사 측은 신주 발행 없이 구주매출로만 이번 공모를 할 계획이다. 최대주주 모트렉스의 보유 지분과 전진건설로봇 자사주를 5 대 5 비중으로 시장에 내놓는 방안이 유력하다. 자사주 구주매출은 회사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주 모집과 같은 자금 유입 효과가 있지만, 다른 주주 구주매출은 그렇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모에서는 모집금액의 절반만 회사로 유입된다.
증권가에서 구주매출은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SGI서울보증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구주매출 100% 방안을 선택했다가 철회했다. 탄소나노튜브(CNT) 전문기업 제이오는 코스닥시장 상장 과정에서 자사주 구주매출을 포함했다가 흥행에 실패하자 전량 신주 모집으로 다시 공모했다.구주매출 비중이 높지만 흥행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각각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상장한 LS머트리얼즈, 현대힘스는 구주매출 비중이 40%였지만 공모 때 투자자가 몰렸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구주매출 비중이 50%임에도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컸던 덕분이다.
전진건설로봇은 해외 인프라 건설에 힘입어 매년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0.8%, 영업이익 증가율은 44.5%였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해외에서 얻고 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 복구에 콘크리트 펌프카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유럽과 중동에도 진출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전진건설로봇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