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도, 中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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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車공장 멕시코로 모이고멕시코와 인도가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탈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전략의 대표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공급망 쇼크를 경험한 세계 각국은 발 빠르게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다.
애플·마이크론, 인도 비중 확대
멕시코는 북남미 시장을 겨냥한 가전·자동차 등의 ‘니어쇼어링’ 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멕시코는 20년 만에 대미 수출 1위 국가로 등극했다. 멕시코는 미국에 전년과 비슷한 4756억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는데, 중국은 대미 수출액이 4272억달러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통해 멕시코에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멕시코 정부도 ‘니어쇼어링 극대화 수출산업촉진 법령’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멕시코는 채소, 과일 및 주류뿐만 아니라 자동차, 기계류 등의 수출이 최근 급증했다. 산업단지 개발이 활발하고, 미국과의 물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공장이 가동 중인 멕시코는 세계 5위 자동차 수출국이다. 도요타와 현대자동차는 멕시코를 차세대 전기차 생산기지로 지목했고, 테슬라와 비야디(BYD)도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두산밥캣은 지난 13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건설기계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정보기술(IT) 제품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4년 동안 약 6억9000만달러를 투입해 멕시코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대만 페가트론, 위스트론, 콴타 등 많은 전자부품 기업이 멕시코에 진출했다.
인도 역시 중국을 탈출하는 첨단 기업들을 유치해 차세대 ‘세계의 공장’에 등극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애플은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2~3년 안에 인도 공장의 아이폰 생산량을 연간 5000대로 늘려 전체 글로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4%에서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인도 구자라트주에 27억5000만달러 규모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세우고, 올해 말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