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연장서 웃은 박현경 "아버지 조언이 우승 원동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에서 우승한 박현경이 캐디를 맡아준 아버지(박세수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박현경은 23일 경기도 포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의 성적을 냈다. 윤이나, 박지영과 연장전을 치른 박현경은 4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시즌 2승,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경기를 마친 뒤 박현경은 "미국에 다녀온 이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아쉬웠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보다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는데 집중력과 샷도 같이 좋아져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한 박현경은 6월 초 US여자오픈에 출전한 이후 귀국해 2개 대회에 나왔지만, 컷 탈락(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과 공동 49위(한국여자오픈)에 머물렀다. 그는 "4차 연장을 치러 많이 지쳤다"며 "2차 연장을 하러 가는데 배가 너무 고팠고, 집중력도 떨어졌는데 마음을 내려놓고 편하게 한 것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박현경은 또 캐디를 맡은 아버지 박세수 씨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9번 홀 티샷 후에 '정말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얘기해주셨다"며 "그 한마디가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고,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부를 끝낼 수 있었던 정규 4라운드 18번 홀(파5) 1.6m 버디 퍼트 때는 아버지와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도 털어놨다.

박현경은 "저는 스트레이트로 치고 싶었는데, 아버지는 우측을 보라고 하셔서 혼란스러웠다"며 "그래도 내 생각대로 쳤지만 나도 모르게 오른쪽이 의식돼서 살짝 화가 나기도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7억4천263만원)과 대상 포인트(284점) 모두 1위에 올라 투어 최강자가 된 박현경은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아 욕심내기에는 이르다"며 "하반기에 큰 대회도 많고, 여름에 체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몸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는 "하반기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해보고 싶다"며 "투어 통산 10승과 상금 40억원도 목표로 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