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첫승' 날아간 윤이나…"이제 루키서 벗어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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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연장전서 준우승“이제야 루키를 벗어난 것 같아요. 이번 대회로 선수로서 한 단계 올라선 기분이에요.”
북받친 감정을 추스르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래도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고 즐거운 대회였다”고 말했다. 23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에서 네 차례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거둔 윤이나(21)는 이 대회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이번 대회 내내 윤이나는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2022년 오구플레이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1년6개월 만에 복귀한 시즌, 그리고 11번째 대회 만에 우승에 다가섰다가 아깝게 놓쳤다.
이날 전반 윤이나는 매섭게 몰아붙였다.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채 출발했지만 첫 홀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5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하나 싶었지만 다시 한번 버디쇼를 펼쳤다. 13번홀까지 총 8개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2타 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늘 그려온 복귀 뒤 첫 승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그때 찾아왔다. 15번홀(파4)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보기를 범한 데 이어 17번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더 잃고 박현경(24)과 동타로 내려앉았다. 윤이나는 “우승을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급해졌다”며 “오랫동안 쉬었고, 그랬기에 우승이 더 간절해져서 오히려 스스로를 옭아맨 것 같다”고 털어놨다.박현경, 박지영(28)과 이어진 연장전. 윤이나로서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치른 연장전이었다. 끝내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한 쓰디쓴 기억일 텐데 윤이나는 오히려 “재밌었다”고 했다. 그는 “정규투어 연장전은 엄청나게 떨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재밌다는 느낌이 더 컸다”며 “연장전을 기대하지 않고 아무런 준비 없이 나서게 된 것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다 잡은 듯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윤이나는 “선물 같은 대회”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한 대회였는데, 분에 넘치는 응원도 받고 최고의 선수들과 연장전도 치렀어요.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채워서 조만간 꼭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포천힐스CC=조수영/조철오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