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대통령 되면 안 된다"…與 당권주자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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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84조' 주제 초선의원 행사 참석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24일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헌법 84조'를 주제로 한 행사에 일제히 참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위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같이했다.
일제히 이재명 '사법 리스크' 조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초선 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 주제는 '헌법 제84조 논쟁 피고인이 대통령 되면 재판이 중단되는가'다.'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84조는 최근 한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언급하면서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형사재판이 이어지느냐, 또는 중단되느냐는 쟁점을 놓고 각계에서 격론이 일고 있다.
당권주자들은 이날 이런 주제로 열린 초선의원 행사에서 일제히 이 대표를 집중 겨냥했다. 먼저 연단에 선 원 전 장관은 "오늘 주제를 보면서 참 기가 막혔다. 왜 이게 주제가 돼야 하냐"며 "사법에서 이뤄야 할 정의가 지연되고 정쟁화되면서 제때 신속하고 공정한 결론을 못 내려서 국회의 정치 쟁점이 되고, 다수의 횡포와 정쟁을 통해 진영 싸움으로 몰고 가는 현상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은 정상 국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이어 "저는 지난 대선 당시 정권을 무도한 야당에 넘겨주면 그동안 대한민국이 이룬 모든 헌법 질서와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놓은 자산들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모든 것을 내놓고 정책본부장으로서 이재명 당시 후보에 대한 공격수로 나섰다"며 "법원의 재판은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연된 정의는 부정의"라고 했다.나 의원은 "이런 주제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끔찍하다. 이렇게 법치와 상식이 무너진다는 게 안타깝다"며 "여기에 대해 저도 법조인 출신으로 드릴 말이 많지만, 저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이런 끔찍한 일이 진짜 벌어진다면 법적 논란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저 당이 그대로 놔두겠냐"고 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은) 판사 탄핵 소추한 경험도 있다. 별별 짓을 다 할 것이다. 대법관 정원 증원해 자기네에다 집어넣고 못 할 짓이 없을 것이다. 그때 되면 이 논쟁은 무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법치 잔혹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토론을 하는 자체가 지금 대한민국의 법치와 상식이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고인이 대통령이 되면 재판이 중단되느냐에 대해 73%의 여론이 '중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 대표가 대통령 되면 안 된다는 뜻, 형사피고인이 무죄 받지 않으면 대통령 되면 안 된다는 뜻과 같은 얘기"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14~15일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전국 성인 1008명에게 헌법 84조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한 전 위원장은 "'이 대표는 감옥 가야 한다',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이런 말로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이런데도 괜찮냐'고 생각할 만한 지점을 던져주는 게 우리의 싸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왜 안 되는지, 왜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지를 문제 제기를 통해 국민께 전달하는 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투쟁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