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다목적 무인차량 4세대 'HR-셰르파'…스스로 정찰·전투·부상병 수송 척척

현대로템이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앞세워 무인체계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공개한 HR-셰르파에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무인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을 담았다.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다목적 무인차량인 4세대 ‘HR-셰르파’를 최근 공개했다. HR-셰르파에는 인공지능(AI)과 함께 자율주행, 무인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되며 무인체계 경쟁력을 확보했다. K-2 전차, K-9 자주포, K-808 장갑차 등 기존 지상무기체계 제품군에서 나아가 HR-셰르파로 미래 방위산업 시장을 이끌겠다는 것이 현대로템의 목표다.

HR-셰르파는 신형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HR-셰르파는 전기구동 기반 6륜 독립 구동 바퀴를 갖췄다. 탑재 장비에 따라 감시, 정찰, 전투, 부상병 및 물자 이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원격주행 기능을 비롯해 차량 앞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등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현대로템은 최근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와 ‘2024 첨단국방산업전’에서 4세대 HR-셰르파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며 다목적 무인차량의 미래를 예고했다. 4세대 HR-셰르파에는 고대 그리스 중장보병 전투대형 ‘팔랑크스’에서 착안된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됐다. 글로벌 인구 감소 추세로 인한 병력 공백 이슈에 대응하는 HR-셰르파의 개발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 현대로템의 설명이다.
현대로템 제공
차량 상부에 탑재된 원격사격통제체제(RCWS)의 총구는 팔랑크스 전술에서 적을 제압하던 장창처럼 정면을 향하고 있다. 차체는 바다거북의 등껍질처럼 견고하고 강인한 인상을 준다. 또한 임무 시 엄폐에 유리할 수 있도록 전고를 낮췄다. 험한 야지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지상고는 높여 장애물 극복 능력을 대폭 개선했다. 프로텍션 가드는 차량의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외부 충격을 흡수해 안전한 환자 이송 및 물자 보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현대로템은 약 20년 동안 다목적 무인차량을 연구했다. 2005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외화재진압로봇 개발과제 및 국방과학연구소의 자율주행 실험차량 연구개발에 참여하면서다. 2011년에는 국과연의 무인감시정찰실험플랫폼 연구를 수행했다. 이런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현대로템은 2020년 방위사업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했다. 현대로템 제품은 국내 최초 군용 무인차량으로 일반전초(GOP), 비무장지대(DMZ) 등 야전에서의 시범운용을 거치며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과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목적 무인차량으로는 유일하게 군으로부터 실전 피드백을 받았다. 한반도 지형에 최적화되도록 추가 개선이 이뤄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미래 무인체계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군에 최적화된 다목적 무인차량을 만들기 위해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세대를 거듭하며 HR-셰르파를 진화시켜 왔다”며 “HR-셰르파를 비롯한 무인체계 핵심 기술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관련 부문 사업 경쟁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