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5조 기업 메시징 시장…스팸 공해는 '나몰라라'

산업 리포트

기업 고객 늘어 매년 급성장
통신3사도 문자중계업 겸업

하청업체만 1100곳 달해
스팸 대량 유통 후 폐업 반복

이달 스팸 신고 2800만건
전년보다 40%가량 늘어
연간 1조원 넘는 기업 메시징 시장이 스팸 문자로 홍역을 앓고 있다. 신용카드 승인, 각종 요금 고지, 택배 배송 안내 등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동시에 스팸 문자의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24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기업 메시징 서비스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고객과 이용자에게 각종 알림을 보내는 용도로 사용되는 서비스다. 통상 문자 앞부분에 ‘Web 발신’이란 문구로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이후 휴대폰 보급과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2011년 3000억원에서 내년 1조5000억원 규모까지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이 서비스와 관련한 기업은 이동통신사업자-문자중계사업자-문자재판매사업자 등으로 나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이동통신사업자는 망을 제공해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최종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문자중계사업자는 통신사업자 설비에 시스템을 연결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9개 사업자가 있는데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사업자인 동시에 문자중계사업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3사가 기업 메시징으로 올리는 매출을 수천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자중계사업자는 문자메시지 발송을 원하는 기업과 직접 거래하기도 하지만 도매상 역할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문자재판매사업자가 영업을 통해 확보한 일감을 수수료를 주고 사 오는 방식이다. 현재 문자재판매사업자는 1100곳에 달한다.업계에서는 불법 스팸 문자 80% 이상이 문자재판매사업자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불법 스팸은 수신자 동의를 받지 않고 보내는 광고성 메시지를 일컫는다. 이들은 관리가 쉽지 않다. 사업자로 신고해 잠시 영업하다가 폐업하는 식으로 관리망을 피해 가는 업체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문자중계사 관계자는 “문자재판매사가 발송하는 문자 내용을 사전에 알 수 없다”며 “이용자가 신고한 스팸 문자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알려주면 발신업체를 확인해 재계약하지 않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스팸 문자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월평균 휴대폰 스팸은 3372만 건으로 지난해 월평균(2462만 건)보다 36.9% 증가했다. 이달 들어선 더 늘었다. KISA에 따르면 이달 1~17일 스팸 신고는 2796만 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988만 건)보다 40.6% 증가했다.불법 스팸 증가로 사회적 비용이 커지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통위는 이달부터 문자재판매사의 전송 자격을 강화하는 ‘대량 문자 전송 자격 인증제’를 도입했다. 문자재판매사업자가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문자중계사업자로부터 전송 자격을 인증받아야만 광고성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한 자율 규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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