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폭주' 우려 제기…배터리 안정성 확보 급선무

'완충상태·리튬메탈' 일차전지, 이차전지 비해 불안정
이차전지 생산 LG엔솔·삼성SDI·SK온, 화재대응 매뉴얼 등 '만반 대응'
열폭주 억제 연구개발 가속…자사 제품 적용 예정
24일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큰 화재로 리튬 전지의 화재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K-배터리'라 불릴 정도로 주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차전지의 안정성 확보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리튬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 4대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는데,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막는 분리막이 손상되면 화재와 폭발이 날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일차전지는 음극재로 주로 리튬메탈을 사용하고, 이차전지는 흑연을 사용해 일차전지가 더욱 불안정하다고 할 수 있다.

또 건전지처럼 100% 충전돼 나가는 일차전지와 달리 전기차,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이차전지는 50% 수준으로 관리된다.

이 때문에 출고 단계에서는 에너지를 더 많이 담은 일차전지의 화재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일차전지와 이차전지 모두 리튬 배터리인 만큼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매우 어렵고, 내부에서 계속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또 불이 나면 다량의 불산가스를 발생시켜 진화 인력의 건물 내부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된 리튬 배터리가 자체 불량이거나, 정상적으로 제조됐더라도 (못으로 뚫는 안정성 실험 등과 같은) 어떤 외부적 환경에 의해서 불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삼성SDI는 충남 천안과 울산에, SK온은 충남 서산에 이차전지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은 각 사업장에 방재 센터 등 화재 관련 전담 부서가 있으며 화재 및 연기 발생 시 즉각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소방 훈련도 분기당 1회씩 실시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초기 진압하고 불의 진화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의 매뉴얼도 마련한 상태다.

특히 생산 과정에서의 화재 예방뿐 아니라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완제품의 화재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도 이들 기업의 과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주요 이차전지 기업들은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무게·비용을 줄이는 기술은 물론, 리튬 이온 전지의 열폭주를 억제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아직 불식되지 않은 데다,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94건의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건은 '고전압 배터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이차전지 업체들은 관련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용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안정성이 가장 큰 장점인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화재·폭발 가능성을 대폭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인 이차전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