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으면 1억 준다는데…" 이 회사 직원들 '인기 폭발' [돈앤톡]

부영이 쏘아 올린 '1억원'…업계 전반에 확산
건설사들, 장려금·복지 등 '저출산' 해소 동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다둥이 가족에게 출산장려금을 증정하고 있다.사진=한경DB
"어차피 결혼해서 아기까지 낳을 예정이라면 부영직원이랑 결혼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회사에서 그렇게 팍팍 지원해주는데."

부영그룹이 쏘아 올린 파격적인 '출산 장려금'에 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 그렇지 않아도 결혼 시장에서 부영 직원들의 인기가 좋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이런 얘기는 기자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기자의 지인들은 "진짜로 부영 직원이랑 결혼해서 아기 낳으면 1억원을 주는 게 사실이냐"부터 "부영에 친한 직원이 있느냐"까지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차피 할 결혼이라면, ‘결혼해서 아기까지 낳을 생각이라면 부영직원과 결혼하고 아기를 낳는 게 더 낫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입니다.

부영은 이중근 회장의 제안으로 2021년 이후 아기를 낳은 임직원 66명의 자녀 70명에게 1인당 1억원씩, 총 70억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습니다. 부영은 앞으로도 매년 출생 자녀 수에 차등을 두지 않고 같은 기준으로 1억원을 주겠다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만약 셋째 아기까지 낳은 임직원 가정에는 국가에서 토지를 제공하면 국민주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주택 마련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결혼이나 출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입니다.장려금 방안을 내놓은 후에는 브랜드 평판도 달라졌습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건설사 브랜드 평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영은 7위에 올랐습니다. 불과 반년 전인 지난해 12월에는 16위였는데 단숨에 10위권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영의 날갯짓은 건설업계 전반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먼저 호반그룹은 첫째 아이를 낳으면 500만원, 둘째는 1000만원, 셋째 이상부턴 2000만원을 줍니다. 기존 50만원에서 크게 늘렸습니다.

현대건설은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라는 이름 아래 첫째를 낳으면 장려금 100만원을, 둘째와 셋째는 각각 200만원과 500만원을 줍니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첫째가 50만원, 둘째가 100만원, 셋째 이상은 300만원입니다.GS건설도 비슷합니다. 첫째가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300만원, 넷째 이상 500만원이고, 롯데건설은 첫째 50만원, 둘째부터 200만원씩 지급되고 육아 지원을 위해 셋째부터는 카니발 차량을 무상으로 빌릴 수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첫째와 둘째는 30만원, 셋째 이상부터 300만원을, 삼성물산은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100만원까지 지급됩니다.

출산 장려금 외에도 건설사들은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임신기, 출산기, 양육기 등으로 기간을 나눠 임신기에는 난임 치료비(최대 300만원)와 난임 휴가를 지원하고, 재택근무도 장려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지원금을 비롯해 출산 전후 휴가 90일을, 배우자 출산 휴가(10일)도 보장합니다. 육아기엔 사옥 내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고, 근로 시간도 단축해줍니다.

삼성물산은 기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운영 기간을 법정 기준보다 늘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녀 1명당 육아휴직 2년을 사용할 수 있고 육아휴직 대상자를 법적 기준인 만 8세가 아닌 만 12세 이하 자녀가 있을 경우까지로 적용합니다. 근무 시간 자율 조정, 직장 내 어린이집, 가족 돌봄 휴가 등도 운영 중입니다.건설사들이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실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더 큽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출산 장려금이나 육아와 관련한 복지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다"며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