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만 기대지 않겠다"…'脫모바일' 꿈꾸는 캠시스 [이미경의 옹기중기]

"모바일 카메라 시장은 포화"
AI가전·드론·배터리로 신사업
비(非)모바일 매출 30% 목표
원가 경쟁력 위해 설비자동화
"모바일 카메라 모듈 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신사업을 키워 2030년에는 비(非)모바일 매출 비중을 20~30%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권현진 캠시스 회장. 사진=이미경 기자
권현진 캠시스 회장은 최근 회사 신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회사 최대주주인 권 회장은 지난 3월 대표직에 취임했다. 회사 목표인 ’매출처 다변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반영한 행보다. 캠시스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업체다. 2003년부터 삼성전자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신 기종인 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Z플립 5, 갤럭시 Z폴드5 등에도 캠시스 카메라 모듈이 탑재됐다. 권 회장은 "캠시스는 전 세계를 통틀어 카메라모듈을 가장 오래 생산한 기업"이라며 "그만큼 대량생산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AI가전용 카메라로 매출 다변화

인천 송도동 캠시스 사옥 쇼룸에 캠시스 카메라 모듈이 탑재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업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는 최근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매출 비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이 높지 않은데다 부품의 스펙 변화가 과거 대비 크지 않아 단가 인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어서다.권 회장은 "가장 최신 기종에 들어가는 카메라 수가 다섯대인데 향후 더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모바일에 편중된 매출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회사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99.5%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기능 탑재 생활가전시장의 확대가 회사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은 AI 냉장고를 사례로 들며 "냉장고에 식재료를 넣으면 보관 기간, 폐기 시점 등을 알려주는 AI 기능이 탑재된 생활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기능을 위해서는 재료의 상태를 인식하는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냉장고 외에도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생활가전에 AI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권 회장의 판단이다. 캠시스는 올해 하반기 국내외 가전 기업에 AI가전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계획이다.

○드론 카메라·배터리도 ‘먹거리’

드론용 카메라 모듈 역시 캠시스 매출의 한 축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드론용 카메라는 높은 해상도를 유지하면서도 떨림 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요구한다. 회사는 작년 6월부터 북미 군용 드론업체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권 회장은 "드론용 카메라 모듈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부가가치도 높다"며 "미·중 갈등 영향으로 중국산 대신 한국산 카메라모듈을 채택하는 사례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의 시급한 과제는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가경쟁력은 낮추는 것이다. 파트론·파워로직스·엠씨넥스 등 경쟁사들의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이를 위해 베트남에서 4만㎡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월 생산능력(캐파)은 1800만대다. 그는 "동남아시아라는 이유로 낙후된 설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정 자동화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공장의 공정 자동화율은 90% 이상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 영역 중 하나로 꼽히는 배터리 시장도 공략한다. 회사는 2022년 전기차 배터리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초음파로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 상태 변화를 감지해 배터리 노후화 정도 등을 진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2차전지 업체에 시제품을 납품했다.

권 회장은 "2015년부터 초음파를 활용한 지문 센서 모듈 시장을 연구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와 2차전지 업계의 당면 과제가 배터리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인 만큼 사업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천=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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