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포밍 신기술로 고속성장하는 무결ENG

50년 설계 경험 살려 장비 국산화
미래차·항공·조선업계 수요 급증
뿌리·소부장·방위산업 기업 인증
윤영태 무결ENG 대표가 경북 경산 본사에서 자신이 국산화한 1800t급 하이드로포밍기 앞에서 성형을 마친 에어 피스톤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북 경산의 벤처기업인 무결ENG(대표 윤영태)가 하이드로포밍이라는 신기술과 장비 국산화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2021년 4월 창업한 무결ENG는 창업 첫해 매출이 5억원에서 2년만인 지난해 30억원으로 뛰었다. 직원도 같은 기간 5명에서 18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45억원이다. 윤영태 대표는 “지금까지 올린 매출의 대부분은 고객사와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면서 시제품 생산으로 올린 것으로 고객사가 늘고 개발제품이 본격 양산되면 매출이 급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이드로포밍 기술은 금형 내부에 고압의 액체를 주입해 제품성형에 필요한 압력을 가하고 강관을 확장해 형상을 일체 성형으로 가공하는 첨단기술이다. 윤 대표는 “독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돼온 기술이지만 국내에서는 수입 장비가 고가여서 일부 대기업과 중견 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생소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드로포밍은 금형 내에서 튜브에 고압의 유체를 불어넣어 내압을 가해 튜브를 확관해 원하는 형상을 얻는 튜브 하이드로포밍과 판재와 금형 사이에 압력을 가한 후, 판재를 펀치로 눌러 원하는 형상을 얻는 시트 하이드로포밍으로 나뉜다. 시트 하이드로포밍은 고난도 성형이 가능해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외에 티타늄, 인코넬 같은 특수소재도 가공할수 있다.

하이드로포밍 가공 기술은 기존의 용접가공과 달리 열에 의한 변형이 없고 일체형으로 만들 수 있어 이음부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기존 용접 부품에 비해 무게는 줄어드는 반면 강도와 내구성은 오히려 증가해 경량화가 필수인 미래형 자동차, 조선, 항공, 드론,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의 부품에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무결ENG는 2021년 창업 첫해 우수기술기업인증을 받고 지난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뿌리기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경북TP로부터 경북 방위산업 기술고도화기업으로도 지정됐다. 에어서스펜션과 ERG 쿨러 하우징과 관련한 세 개의 특허도 받았다.무결ENG가 이처럼 첨단 가공기술로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설계 분야 전문가인 윤 대표가 50년간 축적한 경험과 설계기술이 바탕이 됐다. 경산 본사에는 그가 국산화한 1800t급과 700t급 하이드로포밍 장비가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가로 6.2m. 세로 15m에 달하는 1800t급 장비는 윤 대표가 평생의 연구개발 경험을 살려 국산화한 장비다. 독일의 장비는 40억원에 달하지만, 그는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12억원에 개발을 완료했다. 주위에서는 “윤 대표가 기계 설계에 미쳐 한 우물을 50년간 파지 않았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국내 해외 완성차 부품업체는 물론 전투기, 선박엔진부품, 가전 기업과 새로운 부품개발에 성공하자 공동 연구개발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금까지 수주한 제품은 모두 맞춤형 다품종소량생산 제품”이라며 “개념설계 능력을 갖추고 장비를 국산화했기 때문에 어떤 분야나 소재의 제품도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하이드로포밍 기술을 적용하면 부품을 첨단화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전문 인증센터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윤 대표는 “올해 무역업을 등록하고 본격적인 해외 수주 확보에 나서는 한편 장기적으로 하이드로포밍 장비 생산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