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값 1만5000원 시대…관객은 쪽박, 극장만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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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멀티플렉스 3사 공정위에 신고멀티플렉스 3사가 최근 한두 달 사이 주말 기준 티켓값을 3000원 가량 올렸다. 시민단체는 이른바 '짬짜미'(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한국상영발전협외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티켓 가격 폭리, 관객에게 부담주고 영화계 위기로"
한국상영발전협회 "가격인상, 사업 특성에 따른 것"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2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주말 영화 티켓 가격을 1만 2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올렸다며 가격 담합·폭리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멀티플렉스 3사는 가격 인상을 이유로 코로나19 시기 적자를 들었으나 팬데믹은 종식됐고 CGV도 흑자로 전환했다"면서 "티켓 가격 폭리가 관객에게 부담을 주고 영화계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운영위원은 "1000만 영화와 쪽박 영화만 남아 영화계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티켓 가격이 올라도 제작사, 배급사 간 수익을 정산하는 객단가는 떨어져 영화 제작자들의 이익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가격에 대한 결정은 철저히 각 사업자의 경영 판단 하에 진행된다"며 "영화 티켓 값이 유사한 것은 극장의 운영 형태, 판매하는 상품, 임대료나 인건비 등 손익에 반영되는 제반 비용구조 등이 유사한 사업적 특성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티켓 가격은 올랐으나 객단가는 떨어졌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8444원이었던 객단가는 2023년 1만 80원으로 높아졌다.
협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한국영화산업의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며 "한국영화산업은 호황기였던 팬데믹 이전에 비해 60% 가량 밖에 회복하지 못했고,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영화들이 많아지며, 투자를 받지 못해 영화를 제작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장 관객 감소와 영화 제작 단가 상승, 물가 상승에 따른 각종 고정 비용 부담 등은 영화관람료 인상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어졌지만, 지금도 극장은 발길을 끊은 관객을 단 한명이라도 다시 한번 불러 모으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시행하며 생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극장과 배급사 간의 건강한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관객 할인 혜택이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연쇄 영향으로 영화산업이 더욱 침체될까 우려된다"면서 "투자·제작·배급·극장 등 다양한 형태의 플레이어들이 모두 힘을 모아 한국영화산업의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