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대신 채팅으로 일상 기록"…'숏폼' 이어 '숏챗'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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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영상에 이어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서도 숏폼(15~60초짜리 짧은 콘텐츠)이 대세가 되고 있다. 호흡이 짧은 채팅형 콘텐츠가 1020세대를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길이가 짧다는 의미의 ‘쇼트(short)’와 채팅의 ‘챗(chat)’을 결합한 ‘숏챗’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1020세대 가벼운 서비스 선호
채팅형 웹소설 콘텐츠도 인기
26일 익명 커뮤니티 플랫폼 도플 운영사 루시드랩에 따르면 도플 이용자 중 50%는 1020세대다. 도플은 익명의 이용자가 채팅방을 개설하면 다른 이용자가 무작위로 들어가 대화하거나 관전하는 앱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벼운 소통을 즐기는 잘파세대(Z+알파세대)가 몰려들면서 채팅방 수가 월평균 225%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플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비슷하지만 이용자의 입·퇴장이 표시되지 않고 실시간 채팅 내용이 앱 첫 화면에 노출되는 게 특징이다. 주로 일상과 개인 관심사를 공유한다.
이전 세대가 정제된 글과 사진 등을 블로그나 커뮤니티에 장문으로 올렸다면 잘파세대는 숏챗을 활용해 짧고 빠르게 일상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가 생각날 때마다 문장이나 단어 단위로 가볍게 기록하고 오타가 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한 커뮤니티 앱 운영자는 “커뮤니케이션 경량화가 대세”라며 “서비스가 가벼울수록 1020세대의 접근성이 좋다”고 말했다.채팅형 콘텐츠의 웹소설도 인기다. 아이네블루메가 운영하는 채팅형 소설 앱 ‘채티’에는 아마추어 작가의 채팅 작품만 60만 편에 이른다. 이용자의 70%가 10대다. 업계 관계자는 “1020세대 독자는 복잡한 문학적 묘사보다 인물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는 채팅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띵스플로우는 스플이라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 중인데 역시 채팅 방식이다. 소설 속 상대방이 채팅으로 데이트를 제안하면 이용자가 대답하는 방향에 따라 이후 내용이 바뀌는 식이다. 스플 히트작인 ‘MBTI 소개팅’은 조회 수 2000만 건을 돌파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