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D-7] 수낵의 반전이냐, '제2의 블레어' 탄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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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노리는 첫 유색인종 총리 수낵…노동당 대표 스타머 총리 눈앞
양당 공약 차별 미미…당겨진 총선에 선심공약 남발 비판도
내달 4일 영국 총선 결과에 따라 현직 리시 수낵 총리가 연임에 성공할지, 키어 스타머 대표가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가 될지 결정된다. 현재로선 보수당이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노동당으로선 어느 정도 격차로 승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경제와 세금, 물가, 이민, 공공서비스 등 쌓인 각종 현안으로 민심의 불만이 커진 터라 누가 되든 차기 총리와 정부는 출범부터 고비를 맞을 수 있다. ◇ '정치적 승부수'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 수낵
보수당이 창당 이후 최악의 참패를 할 수 있다는 전망과 보수당의 잇따른 실책으로 상황이 암울한데도 수낵 총리는 "끝까지 싸운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은 수낵 총리가 지난 5월 22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정치적 승부수다.
보수당 내부에서도 수낵 총리가 지나치게 성급하게 총선을 치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44세인 수낵 총리는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한 '엘리트' 정치인이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9일 만에 낙마한 뒤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총선 없이 총리가 됐다.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와 사이에 딸이 둘 있다.
무르티 여사는 영구 주소지를 외국에 둔 '비거주자'(Non-dom)로 해마다 수백만 파운드를 절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총리 취임 이후에는 당내 강경파로부터 이민 정책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반발을 지속해서 샀고 불신임 요구까지 받는 등 당내 반란에 직면했다.
이번 총선 기간 선거운동 욕심이 앞서 언론 인터뷰를 위해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을 건너뛰어 역풍을 맞기도 했다.
당 후보들의 '선거일 베팅 스캔들'로도 궁지에 몰린 처지다.
◇ 스타머 '제2 토니 블레어' 되나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스타머 대표는 고든 브라운(2007∼2010 재임) 이후 14년 만의 첫 노동당 총리가 된다.
61세의 스타머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거쳐 2008년부터 5년간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청장을 지냈다.
키어라는 이름은 좌파 성향인 그의 부모가 영국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지었다고 한다.
기술자 아버지와 간호사로 일했으나 희소병을 앓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신이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리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수낵 총리와 같은 해인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거쳐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2019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자 제러미 코빈 대표와 비교하면 당을 중도로 바짝 당겨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2년 내놓은 연 280억 파운드의 녹색 투자 공약을 올해 2월 재정상 실행이 어렵다면서 사실상 폐기했고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 보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를 냈다.
이런 전략으로 1997년 총선 압승으로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제3의 길' 토니 블레어에 종종 비견되곤 한다.
실용적이고 절제된 그의 성향이 노동당의 집권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 경제·이민·공공의료…차기 정부 최대 과제
보수당과 노동당의 '중도화'로 이번 총선에서 양당의 공약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당은 물가상승률을 더 낮추고 영국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 보트를 막고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대기시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노동당도 NHS 대기자 명단을 줄이고 국경안보사령부를 신설해 불법 이민을 막는다고 약속했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총선 직전 유권자가 고려하는 최대 현안은 브렉시트와 보건의료, 환경, 경제 순이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경제, 보건, 이민, 주택 순으로 바뀌었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는 지난 24일 양당이 모두 공공 서비스 부문 개선 등을 공약했으나 재정 압박이 커져 어떻게 공약 이행 자금을 조달할지 계획은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폴 존슨 IFS 소장은 "양당 모두 실질적인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침묵의 공모를 하고 있다"며 "각 당의 공약은 추측만 남겼다.
총선일 우리는 지식의 공백 상태로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총선일이 예상보다 당겨지면서 촉박해진 양당이 일단 표를 모으려고 구체적 설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양당 공약 차별 미미…당겨진 총선에 선심공약 남발 비판도
내달 4일 영국 총선 결과에 따라 현직 리시 수낵 총리가 연임에 성공할지, 키어 스타머 대표가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가 될지 결정된다. 현재로선 보수당이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노동당으로선 어느 정도 격차로 승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경제와 세금, 물가, 이민, 공공서비스 등 쌓인 각종 현안으로 민심의 불만이 커진 터라 누가 되든 차기 총리와 정부는 출범부터 고비를 맞을 수 있다. ◇ '정치적 승부수'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 수낵
보수당이 창당 이후 최악의 참패를 할 수 있다는 전망과 보수당의 잇따른 실책으로 상황이 암울한데도 수낵 총리는 "끝까지 싸운다"는 입장이다.
이번 총선은 수낵 총리가 지난 5월 22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정치적 승부수다.
보수당 내부에서도 수낵 총리가 지나치게 성급하게 총선을 치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44세인 수낵 총리는 옥스퍼드대,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한 '엘리트' 정치인이다.
리즈 트러스 총리가 감세정책 논란으로 49일 만에 낙마한 뒤 2022년 10월 첫 인도계, 첫 힌두교도이자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총선 없이 총리가 됐다. 인도 대기업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인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와 사이에 딸이 둘 있다.
무르티 여사는 영구 주소지를 외국에 둔 '비거주자'(Non-dom)로 해마다 수백만 파운드를 절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총리 취임 이후에는 당내 강경파로부터 이민 정책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반발을 지속해서 샀고 불신임 요구까지 받는 등 당내 반란에 직면했다.
이번 총선 기간 선거운동 욕심이 앞서 언론 인터뷰를 위해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을 건너뛰어 역풍을 맞기도 했다.
당 후보들의 '선거일 베팅 스캔들'로도 궁지에 몰린 처지다.
◇ 스타머 '제2 토니 블레어' 되나
노동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스타머 대표는 고든 브라운(2007∼2010 재임) 이후 14년 만의 첫 노동당 총리가 된다.
61세의 스타머 대표는 인권 변호사를 거쳐 2008년부터 5년간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청장을 지냈다.
키어라는 이름은 좌파 성향인 그의 부모가 영국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의 이름을 따 지었다고 한다.
기술자 아버지와 간호사로 일했으나 희소병을 앓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자신이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리즈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수낵 총리와 같은 해인 2015년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거쳐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2019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자 제러미 코빈 대표와 비교하면 당을 중도로 바짝 당겨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2년 내놓은 연 280억 파운드의 녹색 투자 공약을 올해 2월 재정상 실행이 어렵다면서 사실상 폐기했고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 보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목소리를 냈다.
이런 전략으로 1997년 총선 압승으로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제3의 길' 토니 블레어에 종종 비견되곤 한다.
실용적이고 절제된 그의 성향이 노동당의 집권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노동당의 선명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 경제·이민·공공의료…차기 정부 최대 과제
보수당과 노동당의 '중도화'로 이번 총선에서 양당의 공약은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당은 물가상승률을 더 낮추고 영국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 보트를 막고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대기시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노동당도 NHS 대기자 명단을 줄이고 국경안보사령부를 신설해 불법 이민을 막는다고 약속했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총선 직전 유권자가 고려하는 최대 현안은 브렉시트와 보건의료, 환경, 경제 순이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경제, 보건, 이민, 주택 순으로 바뀌었다.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는 지난 24일 양당이 모두 공공 서비스 부문 개선 등을 공약했으나 재정 압박이 커져 어떻게 공약 이행 자금을 조달할지 계획은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폴 존슨 IFS 소장은 "양당 모두 실질적인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침묵의 공모를 하고 있다"며 "각 당의 공약은 추측만 남겼다.
총선일 우리는 지식의 공백 상태로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총선일이 예상보다 당겨지면서 촉박해진 양당이 일단 표를 모으려고 구체적 설계 없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