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주춤한 금값…"기관이 사면 30% 오를 것" 전망도 [원자재 포커스]

금 선물 0.9% 하락한 2299달러에 거래
Fed 인사 금리 인상 시사에 달러가치 급등
수익률 없는 금 가격은 국채금리와 반비례
BoA "12~18개월 내 3000달러 도달" 전망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26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약 3주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대형 기관투자자·중앙은행들이 금을 매입하고 나서면 금 가격이 현재보다 3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이날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0.9% 하락한 트로이온스당 2299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7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금 가격이 내려앉은 것은 달러 강세의 결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달러 가치 상승) 투자 수익률이 없는 금 가격은 하락한다.

이날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오른 106.04를 기록했다. 지난 4월3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미국 중앙은행(Fed)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달러 가치 상승에 일조했다. 전날 미셸 보우만 Fed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역전될 경우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의 목표 범위를 인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정학 갈등 △느슨한 금융 여건 △재정 부양책 △활발한 노동시장 △이민자 주택 수요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 선물 가격 추이.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우리는 일을 끝낼 때까지 단호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종식될 때까지 금리를 낮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데일리 총재는 "필요하지 않을 때 선제적인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6일 미국 10년물 국채는 전날보다 0.025%포인트 오른 연 4.341% 금리에 거래됐다. 2년물 국채는 0.011%포인트 상승한 연 4.76%를 기록했다. 바트 멜렉 TD증권 상품 전략 책임자는 "이 시점에서 시장은 미국 달러 강세에 매우 잘 반응하고 있으며 Fed가 여름 초에 (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을 계속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서울 시내 한 금 거래소에 골드바와 금 목걸이가 전시돼있다. /뉴스1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금 가격이 1~2년 내에 지금보다 30% 가량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BoA는 지난 24일 투자자 메모를 통해 "대형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수요가 증가하면 향후 12~18개월 동안 트로이온스 당 3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BoA는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을 늘리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금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세계금협회(WGC)가 지난 18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진국 중앙은행 57%는 앞으로 5년간 보유 자산에서 금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 당시 답변(38%)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