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가무 수반된 궁중예술의 결정체… 사직제례악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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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1~12일 국립국악원 공연사직제례악이 복원 10년만에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7월 11일부터 이틀에 걸쳐 예악당에서 사직제례악을 공연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직제례악은 조선시대 땅과 곡식의 신을 모시는 '사직대제'에 쓰이는 음악과 노래, 무용을 의미한다. 이는 역대 왕들의 제사인 '종묘제례'와 더불어 조선 왕이 직접 주관했던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 사직대제는 1988년 사직대제보존회에 의해 복원되었으나, 사직제례악은 복원되지 못했다. 이에 국립국악원은 2014년 사직서의궤(1783년)와 일제 강점기 왕실 음악기구였던 이왕직아악부의 음악 자료를 토대로 복원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복원 10년 만인 올해, 드디어 무대에 오르게 됐다. 공연에서는 120여명의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참여해 웅장한 음악과 무용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한제국 시기 자주 국가로서 위상에 적합한 예법을 기록한 '대한예전(1898년)'의 내용을 토대로 황제국의 위엄을 갖춘 사직제례악을 만나볼 수 있다.
악학궤범을 근거로 복원한 악기인 관(管), 화(和), 생(笙), 우(竽)가 연주된다. 관(管)은 두 개의 대나무를 붙여 만든 관악기로 제작법이 까다롭고 정확한 음정을 내기 어려운데 올해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국악연구실)와 김환중 인천광역시 무형유산 단소장 보유자에 의해 복원됐다. 생황과 유사한 악기인 화(和), 생(笙), 우(竽) 역시 김현곤 국가무형유산 악기장 기능보유자에 의해 복원돼 모두 이번 공연을 통해 색다른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연출과 의상도 눈여겨볼만하다. 무대 위 천정과 바닥면에는 LED 스크린을 설치해 제례의 절차를 소개하고,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공간을 표현하는 등 사직대제가 전하는 특별한 정서를 그려낼 예정이다. 황제의 복식에 있는 '무늬 수'와 면류관에 달린 구슬달린 줄의 개수가 각각 12개로 화려하다. 공연이 열리는 예악당 로비에는 실제 사직대제에 쓰인 그릇과 제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박성범 국립국악원 장악과장은 "사직제례악도 종묘제례악처럼 국가 문화 기반을 풍요롭게 하는 대표 문화유산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