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엄지성, 잉글랜드 2부 스완지서 영입 제안 받아

엄지성, '이정효호' 핵심…선수 영입 못하는 광주는 고심 깊어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핵심 자원 엄지성에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경쟁하는 스완지 시티가 영입 제안을 건넨 걸로 파악된다. 27일 광주 구단에 따르면 최근 스완지 시티가 엄지성을 영입하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100만달러(약 14억원)가량의 이적료와 함께 스완지 시티에서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 일부를 광주에 돌려주는 셀온 조항까지 제의한 걸로 알려진다.

하지만 광주가 생각하는 엄지성의 가치가 100만달러보다 높아 계속 양측의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마침 최근 선수단 상황이 좋지 않은 터라 광주는 엄지성의 이적을 놓고 고심이 깊다.

구단 사상 K리그1 최고 순위인 3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지난 시즌과 달리 광주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11패를 당했다.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가장 패배가 많다. 7승 1무 11패의 광주(승점 22)는 현재 8위다.

10위 팀 대구FC(승점 20)와 승점 차는 2에 불과해 자칫하다가는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다. 이달 들어 FC서울전(2-1)과 김천상무전(2-0)을 차례로 승리해 상승세를 타는 듯했던 광주는 지난 22일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역전패했고, 25일 수원FC에도 0-1로 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된 변준수도 부상으로 두 달가량 뛰지 못하게 돼 이정효 감독의 표정이 어둡다.

구단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엄지성은 이정효호 광주의 핵심 자원이다.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창의적인 공격 전개를 담당할 만큼 역량 있는 자원이 현재 엄지성뿐이다.

이 감독 특유의 조직적인 축구를 이미 체화한 선수라는 점도 광주 입장에서 엄지성을 쉽게 보낼 수 없는 이유다.

이 감독이 정호연, 최경록 등 3선 미드필더로 분류되는 선수들을 전방으로 올려 쓸 정도로 공격 자원이 부족해 허덕이는 광주로서는 엄지성의 이적 시 공백이 클 걸로 예상된다.

엄지성이 이적하더라도 광주가 추가 영입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새로 도입한 재정 규정을 지키지 못해 올해 초 단기 예산 심사에서 '조건부 승인' 조치를 받은 광주는 이번 이적 시장을 '빈손'으로 보내야 한다.

구단의 실제 수입이 예산안에 기재된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선수 추가 등록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해 병역 혜택을 받은 동년배 선수들과 달리 2002년생 엄지성은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

그런 만큼 유럽 진출에 마냥 여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 시즌 강원FC의 에이스로 활약한 동갑내기 양현준도 셀틱(스코틀랜드)의 제안을 받은 구단이 '이적 불가' 방침을 내놓자 공동취재구역 등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결국 양현준을 셀틱으로 보낸 후 전력이 약해진 강원은 시즌 막판까지 강등의 공포에 시달리다가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어렵게 1부 잔류에 성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