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로 빛나는 인문사회분야 교육혁신
입력
수정
[미래사회를 이끌 융합인재 양성] ①디지털 컨소시엄융합형 인재양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문사회 지식 기반으로 ICT,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결합한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HUSS)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HUSS 사업은 디지털, 환경, 위험사회, 인구구조, 글로벌·문화, 지역, 사회구조, 글로벌 공생의 총 8개 주요 분야에 대한 융합인재 배출을 목표로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HUSS 사업의 주요 내용과 성과를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시대를 맞은 인문사회분야의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을 조명하고자 한다. 첫 순서로 디지털 시대 인류의 공존·공공·공유 가치를 실현하는 융합인재 양성을 표방하는 디지털 컨소시엄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올해 2년차를 맞은 HUSS 사업은 대학 내 학과 간, 대학 간 경계를 허물고 인문사회 중심의 융합교육 체제를 구축해 미래사회에 필요한 융합인재를 양성한다. 2023년부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3~5개 대학이 분야별로 컨소시엄(연합체)을 구성, 컨소시엄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소주제를 바탕으로 공동의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한다. 학과 간 경계는 물론 대학 간 경계까지 허물어 제대로 된 융합교육을 하자는 취지다.디지털 컨소시엄은 주관대학인 고려대학교를 중심으로 국립순천대·충남대·영남대·숙명여대가 참여했다. 이들 대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인문사회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무실습, 현장 전문가 특강, 경진대회 등을 통해 학생들이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융합적 사고와 실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또, 융합교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과 경험을 자유롭게 확장하고 전공과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게 한다. 기존의 학과 단위에만 머물던 평면적이고 폐쇄적인 교육과는 큰 차이가 있다.
융합교육의 성과는 디지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는 언어와 문학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충남대는 '절멸 위기의 기초언어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그램 운영으로 인문학의 디지털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현지 조사를 통해 전북 완주 정농마을에 정착한 황해도 방언 자료 확보, 디지털화해 코퍼스(언어 연구를 목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하여 구축된 텍스트의 집합)를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언어학적 지식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는 과정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융합적 문제해결 역량을 축적할 수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향후 지속적인 방언자료 수집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연계해 학술연구와 문화보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는 지자체와 협력해 '디지털 시대 공감 능력'을 주제로 시민강좌를 개최했다. 디지털 시대의 인간적 가치인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매주 수요일 전문가를 초청해 강좌를 열었고, 5회 강좌에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지역사회 연계 우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HUSS 디지털 컨소시엄은 디지털 기술과 인문사회 지식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인재양성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첨단기술 활용과 더불어 인문·사회과학적 소양 함양, 인류의 공존·공유 가치 실현, 실무역량 배양 등 융합형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는 평가다.양성윤 고려대 교수는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교육 모델이 생겨났다"며 "대학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HUSS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더 많은 학생이 디지털 기술과 인문사회 지식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