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노원구 60층 재건축 길 열렸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변경
노원·하계역 일대 57개 단지
오피스·쇼핑몰 복합개발하면
용적률·높이 제한 대폭 완화
단순 베드타운서 탈피 전략
서울 동북권 노후 아파트 밀집지역인 상계·중계·하계동 일대 57개 아파트 단지가 최고 60층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노원역, 하계역 등 역세권 아파트에 한해 역 근처에 오피스와 쇼핑몰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을 추진하면 단지 전체의 용적률과 높이를 높여줄 계획이다. ‘베드타운’인 노원구 일대를 업무·문화·상업시설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전략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노원구 노후 단지 재건축이 탄력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개 역 주변 11개 단지, 60층 재건축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상계·중계·하계동 일대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열람공고 절차를 이날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계획안은 1985~1992년 ‘주택 200만 가구 공급’의 일환으로 조성된 상계·중계·중계2 택지개발지구(5.6㎢)에 대한 재건축 밑그림을 담고 있다. 총 57개 단지, 7만6253가구가 이번 계획안의 적용을 받는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노원역, 마들역, 하계역, 은행사거리역(동북선) 인근 아파트 단지가 혜택을 볼 전망이다. 서울시는 역 주변 아파트에 ‘복합정비구역’을 적용하기로 했다. 역세권(승강장 250m 이내)에 업무·문화·상업시설이 어우러진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준주거지로 종상향해 단지 전체의 용적률을 400%, 높이를 180m까지 높일 수 있다. 대신 오피스(업무시설)와 쇼핑몰(판매시설) 등 비주거용도로 10% 이상 채워야 하고, 오피스텔이 업무시설로 인정된다. 실버타운이나 관광객 주거시설 등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다.

복합정비구역은 마들역 주변 상계주공11·12단지, 노원역 근처 상계주공3·6·7단지, 하계역 인근 현대우성·청구한신, 은행사거리역 인근 청구3차·중계건영3차·동진신안·중계주공6단지에 지정됐다. 이들 복합정비구역 단지는 아파트 입면을 특화한 고층 타워형 주동을 배치해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구상도 계획안에 담겼다. 의무 공공기여 비율은 준주거지 종상향 때 대지면적의 15%로 정해졌다.서울시는 역마다 특화된 콘셉트를 부여했다.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단지의 비주거용도를 어떻게 구성할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노원역은 바이오·메디컬산업 위주로 조성 중인 창동 차량기지 개발사업과 연계해 업무·지원 기능을 배치하기로 했다. ‘중계동 학원가’로 불리는 동북선 은행사거리역 주변은 교육특화 거점으로 삼아 학원 지원 기능을 집중 유도할 예정이다. 하계역은 기존 여가시설과 연계한 문화상업복합 거점으로, 마들역은 문화복지특화 거점으로 정했다.

○역세권 아닌 아파트는 높이 150m

복합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단지는 3종 주거지(250%), 높이 150m가 적용된다. 중랑천변은 수변특화디자인을 적용하고 연도형 상가 등 가로 활성화 시설을 배치해 주민이 수변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높이는 60m 내외로 관리한다. 지구 전체에 걸쳐 단지를 잇는 공공보행로가 들어선다. 공공기여는 공원을 위주로 받아 이 지역의 녹지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지원방안’은 이번 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오는 9월께 2030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 고시되고 구체적인 지침이 확정되면 개별 단지의 정비계획을 세울 때 적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 거론된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적용도 계획에 반영하긴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의 방침이 정해져야 서울시 조례를 만들고 개별 구역의 특별정비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폭 25m 이상 도로로 둘러싸인 블록 단위로 2개 이상 단지가 통합 재건축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폭 25m 이상 도로로 둘러싸인 단지가 없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