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실험실 고기'…"다짐육은 구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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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 상용화 '초읽기'‘실험실 고기’인 배양육의 맛과 식감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상용화가 시작되면 미트볼 등 다짐육 제품에서부터 널리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씨위드·셀미트 등 허가 신청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우 배양육 스타트업인 씨위드는 ‘웰던’이라는 이름의 배양육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를 대상으로 첫 시식회를 열었다. 소고기 배양육과 식물성 기름을 섞어 만든 미트볼(사진)을 토마토소스와 함께 내놨다. 시식회에 참가한 30대 박세란 씨는 “굉장히 부드럽다”며 “고기의 부담스러운 향도 나지 않아 부담이 없다”고 평가했다.씨위드의 미트볼은 경기 광명에 있는 배양육 생산시설에서 나온 실험실 고기다. 한우 세포를 채취해 깨끗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세포 배양액과 함께 장치 안에 넣는다. 3주가 지나면 고기 형태의 배양육이 된다. 금준호 씨위드 대표는 “세포가 자라게 도와주는 먹이(배양액)와 자랄 수 있는 집(스캐폴드)에 해조류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배양육은 실제 고기 세포가 기반이라 아미노산 구성 비율 등이 진짜 고기와 비슷하다. 소고기 2㎏이 있으면 세포 1000병을 만들 수 있고, 100t의 고기로 불릴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배양육 판매가 불가능하다. 제도화 시작 단계로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배양육 원료를 기준·규격 인정 대상에 추가했다. 씨위드를 비롯해 셀미트(독도새우 배양육), 스페이스에프(돼지 배양육), 심플플래닛(배양육 파우더) 등 스타트업들이 식품 원료 인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
배양육 업체들의 과제는 생산량 증대와 가격 절감이다. ‘덩어리육’ 제조도 관심사다. 대부분 배양육은 기술적 문제로 다짐육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금 대표는 “내년 미트볼과 햄버거 패티를 시작으로 2026년엔 스테이크 브랜드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