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작고 싼 전기차'로 캐즘 뚫는다
입력
수정
지면A12
부산모빌리티쇼 28일 개막‘2024 부산모빌리티쇼’ 개막을 하루 앞두고 프레스데이 행사가 열린 27일 부산 벡스코. 오후 4시께 방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날 현대차가 처음 공개한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의 중저가 전기차 EV3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국내 시장과 한국 소비자가 중요해 점검차 부산을 찾았다”는 그는 캐스퍼 뒷자리에 앉아 실내 공간 크기를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2000만원대 캐스퍼 EV 첫 공개
정의선 "국내 시장 트렌드 중요"
기아는 3000만원대 EV3 선보여
두 차의 공통점은 ‘작고 저렴한 전기차’다. 바로 부산모빌리티쇼의 화두다.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전기차 시장을 살릴 돌파구로 현대차그룹이 꺼내든 카드다.캐스퍼 일렉트릭은 보급형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가격은 20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예정”이라고 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초중반에 살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에 저렴한 리튬·인산철(LPF) 배터리 대신 한국산 삼원계(NCM) 배터리를 넣었다. 용량은 49㎾h로, 1회 충전으로 315㎞를 달릴 수 있다.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했다. 전장과 전폭을 각각 230㎜, 15㎜ 늘렸으며 트렁크(280L)도 47L 키웠다.
기아 부스의 ‘얼굴’은 지난달 공개한 콤팩트 전기 SUV인 EV3다. 보조금을 감안하면 3000만원대 초중반에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많은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설정했다”며 “이런 중저가 전기차를 계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기아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인 ‘더 기아 타스만’과 목적기반차량(PBV)인 PV1, PV5, PV7 콘셉트 모델도 공개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3월 미국 뉴욕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한 초대형 SUV 전기차 네오룬의 콘셉트 버전을 전시했다.
수입차 회사 중 유일하게 부산을 찾은 BMW도 이날 첫 전기 SUV인 ‘올 뉴 iX2’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가격은 6000만원대. 이를 통해 콤팩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용량은 64.8㎾h로 한 번 충전으로 350㎞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전시장 한쪽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도 소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친환경 수소 물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차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키로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투자재원 확보보다는 인도 국민 기업이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부산=김재후/신정은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