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트럼프 재집권하면 韓 핵무장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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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주장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한국이 핵무장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北 탄도미사일 등 그대로 둔 채
보여주기식 비핵화 조치" 우려도
미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사진)는 26일(현지시간)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한반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북한의 도발에 ‘화염과 분노’로 위협하는 대신 미국의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핵실험 중단을 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이 경우 북한은 제한된 양의 핵분열 물질 포기, 구형 핵시설 폐기 등 중요하지 않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랑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할 것이란 예상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손쉬운 승리를 사랑한다”며 “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전술핵, 극초음속 미사일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무기고는 손대지 않은 채 북핵 위협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한미군이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이미 1990년대 초부터 한국은 부유한 나라고, 주한미군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며 “이런 시나리오는 거의 확실하게 한국의 자체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한국이 자체 핵 개발에 나선다면 이는 중국·북한에 선제공격의 위험한 동기 부여를 제공하고, 일본·대만·미얀마 등에는 연쇄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날 여권에서 나온 핵무장 주장에 대해 미국의 전직 외교안보 관계자들은 “(한국 핵보유 주장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불신을 심화하고, 북·러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