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 방통위 입장 불가에 격렬 항의…여직원 끝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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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갑질' 김현, 이번엔 방통위 찾아
국회의원 신분증 들고 "왜 못 들어가냐" 고성
"화내지 말라"던 시민, 보좌진 발에 걸려 넘어져
28일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갑질'에 입구를 지키던 여직원이 눈물을 보이고, 이를 말리는 시민은 넘어지는 등 소란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이날 방통위를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건물 입구에서 진입을 거부당하자 '내가 국회의원인데 왜 못 들어가느냐', '방문증을 왜 안 주느냐'며 방문증 발급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소리치며 따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증을 내보이며 "이거 어디나 들어갈 수 있다. 이 공무원증이 있으면 안내 안 받고 들어갈 수 있다. 국회 들어갈 때도 이 신분증으로 들어가고, 여기도 이 신분증으로 들어가는 것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시 직원과 대화하기 시작한 김 의원은 직원이 "절차가..."라며 설명을 시도하자 말을 자르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이 시간 이후부터 한 마디만 거짓말하면", "거짓말하고 있다"며 직원을 압박했다. 현장에 있었던 다수 목격자에 따르면, 김 의원의 항의를 받던 여직원은 결국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회 방통위 여야 위원들은 각각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 추진 문제를 두고 집회를 벌였다. 야당이 전날 김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따른 것이다.
야당 위원들은 방통위의 한국방송공사(KBS)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임원 선임 계획 의결에 항의했고, 여당 위원들은 '민주당과 민주노총은 공영방송 장악 공작을 당장 멈추라'며 맞불 집회를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김 위원장 면담을 신청했으나 김 위원장이 면담을 거부하며 불발됐다. 이에 이날 여야 의원들 모두 입장이 거부됐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일행을 타이르던 한 시민이 넘어지는 일도 있었다. 소란을 지켜보던 한 시민이 "지나가던 사람이다. 잘은 모르겠는데, 화는 내지 말자"며 타이르다 김현 의원 보좌진의 발에 걸려 뒤로 꽈당 넘어진 것이다.
넘어진 시민과 몸이 닿았던 보좌진은 즉시 "본인이 넘어지셨잖아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상황 정리를 위해 김 의원이 직접 나서자 '조국혁신당' 당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혼자 넘어지셨잖아요", "어이가 없네"라며 김 의원을 말렸다.
넘어졌던 시민은 일어나 다가온 김 의원에게 재차 "화는 내지 말자고. 왜 공무원한테 화를 내느냐"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김 의원 일행은 떠나는 시민을 향해 "건드리지 말라. 혼자 넘어지니까~"라고 말하며 웃기도 했다. 김현 의원은 지난 2014년에도 한 차례 갑질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인 2014년 9월, 세월호 유가족이 대리 기사에게 막말을 퍼붓고 폭행을 저지른 사건에 연루됐었다.
당시 김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자정을 넘기 시각까지 술을 마시다 대리 기사를 불렀다. 대리기사는 이들의 탑승이 늦어지자 대리기사가 "안 타실 거면 가봐야 한다"고 한 말에 시비가 시작됐고, 김 의원 일행은 대리기사에게 갈비뼈 골절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 김 의원은 '너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