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20억 번다"…'로또 청약'에 우르르 몰릴 동네 어디

수도권에 3만5000여가구 쏟아진다
사진=연합뉴스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는 3분기는 흔히 ‘분양 비수기’로 불린다. 여름휴가까지 끼어 있어 분양 물량이 적고 수요자 관심도 낮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에서만 아파트 3만5000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물량까지 포함하면 3분기 분양장은 더 커질 수 있다. 총선과 공사비 인상 논란이 불거진 2분기 분양을 미룬 건설사가 가을 분양 성수기를 앞두고 예비 청약자를 선점하기 위해 속속 분양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달 서울 강남 3구에서 분양 물량이 나와 눈길을 끈다. 강남 3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게 장점이다. 그 대신 가구주만 청약할 수 있고, 무주택 또는 1주택 가구여야 하는 등 청약 요건이 서울 다른 지역보다 까다로운 편이다.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과거 5년 내 청약 당첨 이력도 없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분양가 인상 요인이 많아 청약 통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게 좋다”며 “가점과 자격 기준,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고려해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분기 수도권 공급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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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3분기 수도권에서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5676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2208가구)보다 1만3000여 가구 많다. 이 중 경기도에서 73.8%인 2만6322가구가 나온다.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은 9개 단지, 4172가구다. 2분기(3425가구)보다 700여 가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분양 가구도 많이 증가한다. 수도권 전체로는 1만9793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난해 3분기(1만3370가구)보다 6400여 가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일반분양 물량이 지난해 3분기 3355가구에서 올해 같은 기간 1587가구로 절반가량 줄어드는 반면 경기에서는 지난해 3분기(7049가구)보다 두 배를 웃도는 1만436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여름 비수기에도 수도권에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이유로 당초 2분기 공급할 예정이던 단지의 인허가 지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시장 냉각에 따른 상반기 분양 연기, 조합과 분양가 책정 갈등을 꼽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4월 총선과 원자재 가격 인상, 지방 미분양, 공사비 분쟁 등으로 PF 대출 시장이 크게 경색되면서 올봄에 나왔어야 할 분양 물량이 하반기로 대거 밀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 분양시장 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며 “건설사에서 9월 추석 때까지 공급하지 못하면 올해 분양이 힘들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도 3분기 공급을 확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 유망 단지는 어디

3분기 서울에서 관심 단지에 공급이 잇따른다. 다음달 서초구 반포동 12 일대에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가 나온다.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292가구(전용면적 59~191㎡)가 일반에 분양된다. 지난달 조합원 입주가 시작된 후분양 단지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가깝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아크로리버파크가 인접해 있다. 전용 84㎡의 일반분양가는 20억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 같은 주택형이 최근 42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0억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에도 관심이 높다. 총 308가구(전용 45∼84㎡) 중 133가구가 일반분양이다. 도곡삼호 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분양가는 3.3㎡당 6000만~6200만원으로 예상된다. 전용 84㎡ 분양가가 2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근 대치아이파크와 도곡렉슬이 각각 29억원, 28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할 때 7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공덕1구역 재건축)도 수요자의 관심이 높은 단지다. 지하 4층에서 지상 13~22층, 10개 동, 1101가구(전용 59~114㎡) 규모의 대단지다. 463가구가 2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입주는 2027년 상반기 예정이다. 공덕동에 오랜만에 들어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향후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거란 기대를 받는다.

◆경기·인천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봇물

경기와 인천에서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줄줄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 성남시 산성동 ‘산성역 헤리스톤’이 눈길을 끈다. 산성구역 재개발로 들어서는 이 단지는 대우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가 공동으로 짓는다. 총 3487가구 가운데 1224가구가 일반분양된다. 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도 같은 날 분양에 나선다. 과천시 문원동 지식정보타운에 조성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8층, 8개 동, 740가구로 이뤄진다. 전용 59㎡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59㎡ 분양가가 최저 7억6800만원, 최고 8억7000만원대에 책정됐다. 같은 면적이 14억7000만원에 거래된 인근 과천위버필드 시세를 고려하면 반값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여름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3분기 분양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며 “7월에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경기 성남, 고양 등의 대단지가 많아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