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덩치 줄인다…'선택과 집중'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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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대대적인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문어발식으로 늘린 배터리와 바이오 사업을 줄이는 대신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SK 최고경영진이 사업 재편 논의를 위해 1박2일 끝장토론을 벌인다고요. SK 경영전략회의가 오늘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회장은 화상으로 참여를 하고요.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사 최고 경영진 30여 명이 오늘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SK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들이 돌았는데요. 아직 모두 '설'에 불과합니다. 이런 여러 구조조정 시나리오 가운데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 짓는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SK 그룹 재편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일단 배터리, 바이오 사업 재편에 무게가 실린다고요.
SK그룹 재무 위기론이 불거진 가장 큰 원인으로 배터리가 꼽힙니다. 당연히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해말 기준 SK그룹의 순차입금이 83조 원에 달하는데, 반도체와 배터리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도체는 업황 개선과 HBM 주도권 확보로 돈을 벌일 만 남아있는 반면, 배터리는 전기차 수요 정체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이에 따라 SK온을 소유한 SK이노베이션과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알짜회사로 평가받는 SK E&S와의 합병안 등을 통해 전반적인 에너지 사업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SK그룹 계열사가 219개나 되잖아요. 100여 개의 계열사가 최근 3년,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탄생했습니다. 바이오와 그린 테크 기업들이 대표적인데요. 짧은 시간에 빠르게 투자를 늘렸던 해당 부문도 대대적인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AI와 반도체도 일부 재편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가 돕니다. 마침 최태원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수장들을 만나 AI 사업 중요성을 한번 더 강조했다고요.
네. 지난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이 실리콘밸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났고, 또 시애틀로 넘어가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CEO와 회동을 가졌습니다.
그룹 리밸런싱 논의를 앞두고 미국 빅테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야 할 만큼 SK그룹에 있어 AI와 반도체는 생존 역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최 회장은 이들과의 만남 직후 본인의 SNS에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AI 사업 기회를 놓치면 도태된다고 스스로 평가한 만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주축의 AI와 반도체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천에서 1박2일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는 내일까지 이어집니다. 회의 다음날인 이번주 일요일, SK그룹은 회의 결과와 함께 그룹 리밸런싱 전략 방향에 대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