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2위 결선진출 잘릴리…'하메네이 측근' 외교통

보수 정부서 핵협상 대표로 서방과 대치
28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2위로 결선에 진출한 사이드 잘릴리(59)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이자 '충성파'로 평가받는 외교관 출신 보수 강경파다. 그는 1965년 9월 6일 시아파 이슬람 성지인 이란 동북부 마슈하드에서 태어났다.

이런 출신 배경 때문에 잘릴리는 이번 대선에서 종교계의 지지를 받았다.

그의 부친은 지역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교육자이고 모친은 아제르바이잔계다. 이맘사디크대학교에 입학해 이슬람·정치학 박사까지 마쳤다.

'쿠란에 나타난 이슬람 정치사상의 기초'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훗날 '예언자의 외교정책'이라는 책으로 다시 펴낼 정도로 시아파 이슬람 원리주의 교리에 정통하다.

1980∼1988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혁명수비대에 입대해 참전했다. 이맘 레자 호라산 21여단 소속으로 전투에 나섰다가 하체를 심하게 다쳐 결국 1986년 오른쪽 다래 아랫부분을 절단해야 했다.

그가 '살아있는 순교자'라는 별칭을 얻게 된 이유다.

전후 모교인 이맘사디크대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했고 1989년 외무부에 입직해 총 18년간 일했다. 2001년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정책기획수석으로 임명됐다.

2005년 대통령에 선출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아래에서 유럽·미국 담당 외무차관으로 발탁돼 2년간 재임했고 2007년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신임 속에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의장을 맡게 됐다.

SNSC에 몸담는 동안 2007년과 2013년 이란핵협상 대표로 서방과 상대했다.

당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옹호하며 서방과 대치해 국제사회에서 강경파로 인식됐다.

그가 대표로 참여한 핵협상에선 별다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중도·개혁파 정치인 하산 로하니가 2013년 대권을 잡은 후 SNSC에서 물러났지만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그를 다시 국가조정위원회 위원에 앉힐 정도로 하메네이의 신임을 받았다.

2004년과 2008년 마즐리스(의회) 선거에 두 차례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꾸준하게 대권 후보로 거론됐다.

2013년 대선에 처음으로 나섰으나 3위에 그쳤고 직전 2021년 대선에선 에브라힘 라이시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불의의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지면서 이번 보궐선거가 갑자기 치러지게 되자 일찌감치 도전장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