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옥죄는 내수…소매판매 15년 만에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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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재화소비 2.3%↓…정부 '온기 확산' 노력에도 내수지표 '무색'
음식점·도소매업 부진도 계속…"6월 지표 나쁘면 2분기 역성장 가능" 완연한 수출 회복세에 상반기 재정 집중 집행까지 힘을 보탰지만 내수는 여전히 그늘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월까지 재화소비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민간 소비를 지탱했던 서비스업마저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깜짝 성장으로 2분기 '기계적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누적된 내수 부진이 GDP 성장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정부, 6달째 "온기 확산" 약속했지만…재화소비 '기록적' 감소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1% 감소한 뒤로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소매판매는 최근 2년 중 4개월을 뺀 20개월간 모두 감소하는 보기 드문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0.8%)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내리막길이다. 엔데믹 이후 민간소비를 지탱해 온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1∼5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2020년(-2.2%) 이후 가장 작다. 서비스업은 대표적인 생활 업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에서 특히 부진한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작년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1월(0.2%)을 뺀 나머지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 역시 작년 4월 이후 단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매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비투자도 작년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줄고 있다.
지난 3월 10.2% 감소한 건설기성은 4월 3.1% 반등했지만 지난 달 4.6% 다시 뒷걸음질 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째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로 확산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내수는 요지부동인 셈이다. ◇ 동행지수 0.6p '뚝'…팬데믹 쇼크 이후 최대 낙폭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급락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보다 0.6포인트(p) 하락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1.0p) 이후 4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주로 서비스업 생산(-0.4%), 건설기성액(-3.8%), 내수출하지수(-1.2%) 등 내수 관련 지표들이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동행지수의 큰 폭 하락은 수출은 잘 버티고 있는데 내수 쪽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아직 경기가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동행지수가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은 적어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꼽는다.
고물가 장기화로 이미 물가 수준 자체가 높아진 점도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주로 반도체에 의존한 점도 경기 회복세가 경제 전반에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절반이 넘는 3개월(1·3·5월)간 50을 밑돌았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 증가·감소 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50 미만이면 감소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 2분기 GDP, 내수 탓 '조정' 강도 세질 수도
수출이 견인하는 생산 회복세도 최근 '보합'에 근접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가 뚜렷했던 제조업 생산은 올해 들어 격월로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전달보다 3.3% 감소했던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4월 2.7% 늘며 반등했지만 지난 달 다시 뒷걸음질(-1.1%) 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생산이 증가한 4월과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한 5월을 같이 보면 2분기는 보합 수준으로 가고 있다"라며 '완만한 회복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계속된 내수 부진에 더해 성장세마저 주춤하면서 다음 달 발표될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의 '조정'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질 GDP는 올해 1분기 '깜작 성장'(1.3%·잠정치)으로 이미 그에 상응하는 기계적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주원 실장은 "4월이 괜찮았기 때문에 5월만 가지고 역성장 가능성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6월 갑자기 나빠지면 역성장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세수 결손으로 빠듯해진 재정 상황은 올해 GDP를 더 옥죌 수 있는 요인이다.
올해 초 이미 재정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은 탓에 하반기 더 이상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년째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면서 대규모 불용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정규철 실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유난히 높았고 2분기에는 조정돼 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음식점·도소매업 부진도 계속…"6월 지표 나쁘면 2분기 역성장 가능" 완연한 수출 회복세에 상반기 재정 집중 집행까지 힘을 보탰지만 내수는 여전히 그늘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월까지 재화소비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민간 소비를 지탱했던 서비스업마저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깜짝 성장으로 2분기 '기계적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누적된 내수 부진이 GDP 성장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정부, 6달째 "온기 확산" 약속했지만…재화소비 '기록적' 감소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5월 재화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1% 감소한 뒤로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소매판매는 최근 2년 중 4개월을 뺀 20개월간 모두 감소하는 보기 드문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2월(0.8%)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내리막길이다. 엔데믹 이후 민간소비를 지탱해 온 서비스업도 최근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
서비스 소비로 해석되는 서비스업 생산은 올해 1∼5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증가세는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2020년(-2.2%) 이후 가장 작다. 서비스업은 대표적인 생활 업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에서 특히 부진한 모습이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작년 5∼12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매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1월(0.2%)을 뺀 나머지 2∼5월 모두 줄었다.
도소매업 역시 작년 4월 이후 단 2개월만 뺀 나머지 12개월간 매달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설비투자도 작년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넉 달째 줄고 있다.
지난 3월 10.2% 감소한 건설기성은 4월 3.1% 반등했지만 지난 달 4.6% 다시 뒷걸음질 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반년째 "경기 회복의 온기를 내수로 확산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부각하고 있지만 내수는 요지부동인 셈이다. ◇ 동행지수 0.6p '뚝'…팬데믹 쇼크 이후 최대 낙폭
전문가들은 특히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급락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달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보다 0.6포인트(p) 하락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월(-1.0p) 이후 4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주로 서비스업 생산(-0.4%), 건설기성액(-3.8%), 내수출하지수(-1.2%) 등 내수 관련 지표들이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동행지수의 큰 폭 하락은 수출은 잘 버티고 있는데 내수 쪽으로 확산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아직 경기가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동행지수가 이렇게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상황은 적어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내수로 확산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꼽는다.
고물가 장기화로 이미 물가 수준 자체가 높아진 점도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주로 반도체에 의존한 점도 경기 회복세가 경제 전반에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올해 들어 5월까지 절반이 넘는 3개월(1·3·5월)간 50을 밑돌았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 증가·감소 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50 미만이면 감소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 2분기 GDP, 내수 탓 '조정' 강도 세질 수도
수출이 견인하는 생산 회복세도 최근 '보합'에 근접하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가 뚜렷했던 제조업 생산은 올해 들어 격월로 증감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전달보다 3.3% 감소했던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4월 2.7% 늘며 반등했지만 지난 달 다시 뒷걸음질(-1.1%) 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생산이 증가한 4월과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한 5월을 같이 보면 2분기는 보합 수준으로 가고 있다"라며 '완만한 회복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계속된 내수 부진에 더해 성장세마저 주춤하면서 다음 달 발표될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의 '조정'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질 GDP는 올해 1분기 '깜작 성장'(1.3%·잠정치)으로 이미 그에 상응하는 기계적 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주원 실장은 "4월이 괜찮았기 때문에 5월만 가지고 역성장 가능성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6월 갑자기 나빠지면 역성장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세수 결손으로 빠듯해진 재정 상황은 올해 GDP를 더 옥죌 수 있는 요인이다.
올해 초 이미 재정을 집중적으로 쏟아부은 탓에 하반기 더 이상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2년째 세수 결손이 확실시되면서 대규모 불용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정규철 실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유난히 높았고 2분기에는 조정돼 0%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