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잔뜩 뿌려야 재밌나"…줄리안, '워터밤' 축제 작심 비판

/사진=줄리안 인스타그램
워터밤 페스티벌을 공개 비판한 벨기에 출신 방송인 겸 DJ 줄리안이 물 사용 페스티벌로 인한 환경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줄리안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DJ로서 늘 축제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을 해왔었다"며 "평상시 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그래 뭐 갈 수도 있지'란 생각을 했는데 이번 (워터밤) 초대장에 재활용이 어렵고 희토류 및 고가 자원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솔직히 화가 나고 속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이어 "물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정체성인 축제에서는 그것을 인식하고 환경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면 '그래도 고민하고 노력하는구나'하고 괜찮았을 텐데 초대장을 저렇게 활용하는 것을 보니 '지속 가능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줄리안은 '우리가 왜 축제를 가느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소규모, 중간규모 클럽과 공연장보다 축제가 더 흥행하는 것에 대해 '경험'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가 하는 경험이 꼭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쳐야만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줄리안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다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에만 축제 개최가 허용되는 지역들이 늘었다. 프랑스 대표 친환경 페스티벌인 'welovegreen'은 올해 11만 명이 방문한 핫한 페스티벌이다. 이곳에선 일회용 컵, 접시가 전면 금지되며 모든 메뉴는 베지테리안으로 준비되어 있고 대여 자전거를 운영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했다고 전했다.줄리안은 "지속 가능함이 미래다. 콜드플레이도 이번에 입장 팔찌를 재사용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음수대를 설치하고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LED 화면을 사용했다. 투어를 잘 기획하면서 최대한 비행기 사용을 줄였고, 불가피할 경우 전용기가 아닌 일반 비행기에 탑승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스페인이 사막화되며 올리브 재배량이 반토막 됐고, 세계 쌀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인도의 지난해 쌀 재배량이 떨어지는 등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순간, 우리가 즐기는 페스티벌이 중요한 신호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페스티벌이 환경까지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꼭 물을 잔뜩 뿌려야 재미를 느낄까. 꼭 일회용 컵을 버려야 재밌을까. 초대장에 꼭 LED가 들어가야만 멋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제 되는 축제 및 행사가 많겠지만 대표적인 페스티벌인 워터밤, 흠뻑쇼, 송크란 페스티벌와 같은 과도하게 물을 사용 하는 페스티벌은 그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방면에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노력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없다는 게 속상하다"고 비판했다.줄리안은 또 "한국은 물스트레스 국가"라며 "과연 물을 덜 사용하면 재미가 덜 할까. 대형 페스티벌, 콘서트들은 환경에 영향 줄 수 밖에 없으나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도 친환경 페스티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워터밤 페스티벌, 싸이의 흠뻑쇼 등은 매년 과도한 물 사용으로 지적을 받아왔으나 매해 여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1년 '국가별 물 스트레스 수준의 진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물 스트레스는 심각 수준이다. 이에 매해 여름마다 해당 축제에서 물을 과다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워터파크, 골프장 등에서도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되고 있으며, 축제 측이 사비로 구입해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연계의 물 사용만 문제 삼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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