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1조 물린 美장기채 ETF에 '글로벌 뭉칫돈'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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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고점론 확산
美 물가 상승세 진정에
기준금리 인하 힘 실려
"연내 두 차례 내릴 것"
TLT 6.7조원 순유입
1~5월 자금의 15배

30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 6월 한 달 동안 48억3308만달러(약 6조6800억원)가 순유입됐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순유입 금액(3억1675만달러)의 약 15배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미 장기채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고점론이 확산하면서 장기채 ETF에 다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1%포인트 낮아졌다.미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웰스파고, TD증권 등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은행과 모건스탠리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세 차례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미 장기채 ETF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 순매수액이 올 들어 2806억원에 달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이 기간 7.4% 하락했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사들이는 상품인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같은 기간 14.04% 떨어져 손실 폭이 더 컸다.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장기채는 금리 변동에 민감해 금리가 1%포인트만 내려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다”며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인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데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