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흔들릴 위험"…유럽서도 "바이든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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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토론 참패' 충격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본 유럽 동맹국들은 충격에 빠졌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과 유럽 외교의 틀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英이코노미스트 "후보 교체해야"
獨 "민주당, 자신의 선택 재고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대선 1차 TV 토론이 치러진 지난 28일 “대선 TV 토론을 지켜본 유럽 정치인들은 바이든에게 경악했다”며 “트럼프의 재집권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른 주요 외신도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 리스크’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를 촉구하는 의견도 쏟아졌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토론 직후 ‘조 바이든은 이제 다른 후보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웹사이트 상단에 게재했다. 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평범한 미국인을 돕고 트럼프의 선동 정치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재출마한다고 밝힌 사명을 정말 신경 쓴다면 다른 민주당 후보를 위해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참혹한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다양한 국제적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민주주의 국가의 구성원은 개인적인 고려보다 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사퇴를 권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약화와 우크라이나, 중동의 전쟁 상황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와 협상해 전쟁을 종식하겠다고 밝혔고, NATO를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협상을 무기한 연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외교정책 전문가 노르베르트 뢰트겐은 “민주당은 당장 그들의 선택을 재고해야 한다”며 “독일은 불확실한 미래를 전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유럽의 포퓰리즘 열풍이 거세지고 유럽연합(EU)이 분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공동 의장을 맡은 칼 빌트 스웨덴 전 총리는 “바이든의 성과가 너무 나빠 ECFR이 트럼프 2기에 대응하기 위해 발표한 여섯 가지 정책 시나리오는 ‘필독 사항’이 됐다”고 말했다. 12일 공개된 ECFR 보고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유럽의 포퓰리즘 세력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담겼다.
중국과 러시아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도 바이든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TV 토론이) 체력을 검증하는 리얼리티 쇼와 같았다”고 혹평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