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때문에 계약 취소"…르노코리아 영업사원들 '눈물'

'집게 손' 논란에 불똥 맞은 영업사원들
"실시간 예약 취소…영업소 비상 걸렸다"
공분 안 가라앉는 네티즌들 "불매 운동"
온라인에서 '남성 비하' 논란이 인 르노코리아 여성 직원의 집게 손 모양. / 사진=르노코리아 유튜브 캡처
르노코리아의 신차 홍보 영상에 '남성 혐오' 제스처가 담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르노코리아 영업사원들이 계약 취소 등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본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르노코리아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올라온 사과문에는 자신이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이들의 댓글이 여럿 올라왔다. 계약 취소가 빗발치고 있어 생계에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였다.부산 지역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A씨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대체 몇 사람이 피해를 봐야 하나. 신차 카탈로그 다 돌리고 사전 예약하셨던 고객님 세 분이나 약속 일정 잡아두신 거 캔슬(취소) 됐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 없는 짓을 한 건가. 지금 영업소 비상 걸렸다. 영업사원들 입에서 온갖 푸념과 쌍욕들이 그냥 나온다. 본사 차원에서 무슨 대책 마련이라도 해달라"고 했다.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B씨도 "방금 15분 전에 실시간으로 사전 예약 약속 잡혀 있던 거 취소됐다. 얼른 본사에서 확실한 대응해주시고 미숙하게 대처한 부분도 확실하게 사과해달라. 우리는 생계가 달린 일이다. 앉은 자리에서 월급 꼬박꼬박 나온다고 이런 식으로 미지근하게 행동하지 말라. 본사에서 뾰족한 수를 안 쓴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르노코리아 전시장. / 사진=한경DB
최근 4년 만에 국내 시장에 신차를 공개한 르노코리아는 신차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신차 홍보 영상에 출연한 한 직원이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집게 손' 동작을 했기 때문이다. 이 동작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상에 출연한 담당자가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고 사과문을 올렸으나, 사태는 진화되지 않았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르노코리아는 직원의 사과문을 비롯한 모든 영상을 비공개하고 회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며, 조사 결과에 합당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조사위원회의 결과 도출 전까지 당사자에 대해서는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사과문 댓글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부는 불매 운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만 사과해 안 산다니까", "계약 취소다", "불매한다", "한국에서 더 이상 사업할 생각하지 말라", "내일 바로 계약 취소 예정", "영업직 직원들 진심으로 불쌍하고 안타깝다", "안타깝게도 이번 사전 예약 취소하게 됐다" 등이다.일부 네티즌은 프랑스 르노 본사에 한국에서 이런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메일을 보낸 네티즌은 "현재 한국에서는 르노코리아 직원들이 공식 유튜브 채널에 남성 혐오 성향을 보이고 있어 뜨거운 이슈"라며 "르노의 신차가 공개되고 자동차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르노 본사는 이 문제를 이해하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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