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 한 달 만에 1억 올랐다"…집주인들 '행복한 비명'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 만에 5000건 육박

5월 거래량 4946건…6월도 3208건 기록
아파트 매물도 한 달 만에 4.5% 감소
"거래 나오면 호가 1억원 단위로 뛰어"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급매가 사라지고 매물 호가가 크게 오르는 모양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4946건을 기록했다. 2021년 5월 5045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다. 신고 기한이 한 달 남은 6월 거래량도 벌써 3208건을 기록했다.최근 거래량 증가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전셋값과 신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아파트 가격이 올랐고,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매수 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98.9를 기록하며 전주 98보다 0.9포인트 올랐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5에 달하며 기준선 100에 근접했고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8.3을 기록하며 한 주 만에 1.3포인트 올랐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선호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급매물이 사라지고 거래 가격이 상승한 후에도 매도 호가가 오르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매수심리 회복으로 거래량이 늘자 올해 초 늘어가던 매물 수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8만809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8만4578건에 비해 4.5% 감소했다. 지난달 5일 8만5344건까지 늘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최근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부 아파트 호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1단지' 전용면적 59㎡는 6월만 4건의 계약이 신고됐다. 아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전용 59㎡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자 최근에는 전용 84㎡ 계약도 늘고 있다"며 "5월만 하더라도 계약이 이뤄지면 호가가 2000만원 정도 올랐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아 1억원 단위로 가격이 뛴다"고 말했다.
은행 창구에서 한 고객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한경DB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서초구 반포동 '원베일리', 용산구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들은 거래될 때마다 역대 최고가를 갱신 중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개업중개사는 "전셋값이 오르니 매맷값도 오른 것"이라며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대출을 규제한다고 하니 거래를 서두른 사람도 일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당초 이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었지만, 지난주 자영업자 지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이유로 일정을 9월로 두 달 연기했다.

스트레스 DSR 규제 1단계로 지난해 상반기 개인 대출 한도가 2~4% 감소했는데, 2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 감소율이 3~9%로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 7월에는 대출 한도를 6~16% 줄이는 3단계 규제도 예정됐다.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시장금리를 최저 연 2%대 후반까지 경쟁적으로 끌어내린 것도 변수"라며 "매수를 망설이던 이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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