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정책 컨트롤타워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여가부는 유지

정부, 1일 조직개편 방안 발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키로
부처 간 강력 컨트롤타워로서
인구 정책 중장기 전략 마련

저출생 예산 사전 심의 역할
기재부가 예산 편성시 반영

여가부 존치·정무장관 신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인구전략기획부 신설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행안부
정부가 저출생과 고령사회 대응, 인력·이민 등 시대 변화에 따른 인구 정책 전반을 전담하는 '인구전략기획부'를 부총리급으로 신설한다. 이달 내 관련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적 근거도 마련한다.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 적선동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30일 고위당정협의에서 논의한 정부조직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인구 문제를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인구 위기에 전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부총리급의 '강력한 전담 부처'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새로 만들어지는 인구전략기획부는 국내 인구 정책을 기획 및 평가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부처가 될 예정이다. 인구전략기획부는 각 부처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관련 정책을 기획 및 조사·분석·평가하고, 관련 예산을 배분·조정하는 등의 사회부총리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인구전략기획부에서 부처별 저출생 사업과 관련한 사전 예산 배분 및 조정안을 제시하면, 기획재정부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예산 편성 시 반영해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 및 사업 시행은 세부 분야에 따라 보건복지부(출산·아동·노인), 고용노동부(일가정 양립), 여성가족부(일가정 양립·가족·청소년) 등 각 부처가 담당하게 된다. 이번 정부 출범 당시 내세운 '여가부 폐지' 공약에 따라 통폐합 여부가 거론됐던 여가부는 존치하기로 했다.

인구전략기획부에는 문화·인식 개선 전담 부서와 실장급 대변인을 두고 관련 홍보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 부처 내 하부 조직은 정부조직법을 통과한 후 3개월 동안 세부 설계를 거쳐 직제(대통령령) 제·개정을 통해 반영하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안으로는 전략·기획 조정, 조사·분석·평가, 문화·인식 개선 등을 전담하는 실국 등을 편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인구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통계 분석 및 연구 기능도 강화한다. 기존에 통계청에서 진행하던 인구 동태 통계 분석 기능을 포함해, 관련 연구를 전담해서 진행하는 전문 연구기관을 지정할 예정이다.
1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거친 뒤의 정부조직도 예상안. /자료=행안부
이번 조직 개편 방안과 더불어 '정부조직법' 및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도 개정하게 된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의 경우 '인구위기대응기본법'으로 개정될 전망이다. 관련 법률 개정안은 이달 내 국회 논의를 거쳐 의원 입법 방식으로 발의할 계획이다.

해외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스페인이 인구 전담 부처를 두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제3부총리격인 생태전환·인구대응부장관이 인구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정무장관(국무위원)' 신설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무장관은 대통령이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나 명을 받아 국무총리가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 등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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