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70세' 파격 기업 등장…급여 얼마 받나 봤더니 '반전' [김일규의 재팬워치]

일본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정년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하기로

일본 재계는 고령자 기준 70세 제안
도요타 등 70세까지 재고용 확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대형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기업이 나왔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대형 생명보험사 메이지야스다는 영업직이 아닌 내근직 정년을 70세로 상향 조정한다. 현재 정년은 65세다. 일본 정부가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기업의 ‘노력 의무’로 규정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을 2021년 시행한 뒤 대형 금융회사 중 정년을 70세로 연장하는 것은 메이지야스다가 처음이다.메이지야스다는 노동조합과 협의해 2027년 새 정년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닛케이는 “노동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풍부한 경험을 가진 시니어 세대를 활용해 일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메이지야스다의 70세 정년 연장 대상은 약 1만 명이다. 근무일수, 근무시간 등 근로조건을 감안해 퇴직금을 받는 시기 등을 고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년 전과 똑같이 일하는 경우에는 65세까지 기존 급여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19년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렸고, 2021년부터는 정년 뒤에도 계약직으로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 재계는 지난 5월 고령자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라 모든 세대의 생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에서다.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9월 기준 362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9.1%에 달한다. 건강한 고령자가 늘면서 65세 이후에도 일하는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총무성에 따르면 2023년 65~69세 취업률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52%로 절반을 넘어섰다.앞서 일본에선 노동력 부족에 따라 시니어 직원을 재고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일손 부족에 대응해 65세 이상 시니어 직원 재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약 20명에 한해 예외적으로 하던 65세 이상 재고용을 오는 8월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도요타 정년은 원래 60세이고 65세까지 재고용돼 일할 수 있었는데, 이를 70세로 늘릴 방침이다.

스즈키는 60세 이상 재고용 직원의 기본급을 현역 수준으로 유지하는 새로운 인사 제도를 마련했다. 정년(60세) 전과 같은 업무를 맡는 것을 조건으로 65세까지 재고용하면서 기본급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60세 이상~65세 미만 1200명가량이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일률적으로 급여를 삭감했다.

올해 3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 수)은 1.28배로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노동시장에서 50세 이하가 감소하고, ‘버블 세대’에 해당하는 60세 전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