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라이브시티' 무산…테일러 스위프트 오고 싶어도 못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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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K-컬처밸리 사실상 무산경기도가 민간사업자 공모 방식으로 지난 8년간 추진해 왔던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이 무산됐다. CJ라이브시티가 사업 시행자로 'K팝 전문 대형 공연장(아레나)' 건립 등을 골자로 한 사업이 엎어지면서 K팝을 비롯해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유치도 어려워지게 됐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 추진 결정"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컬처밸리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현행 사업시행자(CJ라이브시티)와의 사업협약을 해제하고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새로운 비전과 방식,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고양시를 문화예술산업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K-컨텐츠 특화 복합문화단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방송영상산업, 관광 마이스 사업과의 연계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 1억5000만명의 한류 팬들과 8조원 규모의 글로벌 팬덤 경제를 국내로 끌어들이겠다"고 했다.
사업 추진 방식과 관련해선 "이제는 공공주도의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며 "세계적 기업들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 다양한 사업방식을 검토하고, 고양시와 지역주민 의견을 들어 랜드마크를 포함한 개발 콘셉트를 업그레이드해 사업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지난달 30일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에 사업협약 해제를 통보한 바 있다. 당초 협약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32만6400㎡ 부지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행자 측 자금난 등이 겹쳐 공정률은 현재 전체 사업비 대비 3%에 그친 상태다. 2021년 착공한 국내 최초 대규모 케이팝 공연장인 K-컬처밸리 아레나는 지난해 4월 공사 중단 이후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CJ라이브시티는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와의) 상호 간 사업 협약 변경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라이브시티는 사업 협약 해제 통보를 받게 돼 당사 사업은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로 조성돼 그동안 국내에 미비했던 문화콘텐츠 산업의 랜드마크 시설이자 문화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기반 시설이 될 것으로 크게 기대됐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전력 공급 불가 통보, 한류천 수질 개선 공공사업 지연 등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 돼 지난해 국토부 '민관합동 건설 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에 사업 협약 조정을 신청했다"고 부연했다.사업 무산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유명 가수들의 내한 공연도 보기 어렵게 됐다. 스위프트는 내년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투어를 여는데 일본, 호주, 싱가포르에서 공연하고 K팝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한국은 쏙 빠졌다. 2017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의 첫 내한 공연에서 10만 관객을 모았던 유명 밴드 콜드플레이도 이번 아시아·호주 투어에서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선 공연하지만 한국에선 하지 않는다.
국내에 이들 유명 아티스트가 공연할 마땅한 '무대'가 부족하기 때문. 그나마 그동안 주로 대규모 공연이 열렸던 올림픽주경기장은 노후돼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K-컬처밸리 사업은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끝에 결국 무산돼 귀추가 주목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