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하게 잔잔하게, 고성으로

봉포항
‘조용한 여름 바다’라는 말은 어쩐지 어불성설처럼 들린다. 따끈한 바다에 몸을 담그고 물장구를 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로 밤낮 붐비기 때문. 먹거리도, 놀거리도 많은 동해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강원도 고성은 다르다. 작고 한적한 해변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 유유자적, 여유롭게 여름 바다를 만끽하고 싶다면 고성으로 떠나자.
아야진해변
고성의 맑은 해변, 아야진 해수욕장
고성에서도 예쁜 해변으로 손꼽히는 곳. 맑은 바다와 함께 무지개색으로 알록달록 장식된 도로는 인증샷을 남기기에도 좋다. 최근에는 ‘선업튀’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도 등장했다. 선재 친구 인혁의 고향 민박집 촬영을 이곳에서 진행한 것. 아직 ‘선재 앓이’ 중이라면 이곳으로 향해보자.
썬크림
썬크림의 젤라토
썬크림
차가운 젤라토로 여름의 뜨거운 더위를 식히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하자. 귀리와 바닐라로 고성의 바다를 표현하고, 청포도와 민트, 말차로 고성의 산을 표현한 개성 있는 맛이 눈길을 끈다. 한 입 먹으면 고성의 아름다운 풍경이 혀로 느껴지는 듯하다. 복숭아·수박 등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과일 젤라토도 맛볼 수 있다.
피치비치
피치비치
해변에서 마실 수 있는 청량한 와인과 스낵 등을 갖춘 소품 숍. 컬러풀한 소품들이 여행길의 기분을 더욱 들뜨게 만든다. 강원도산 감자로 만든 감자 칩, 속초 브루어리의 맥주, 고성 바다에서 낚은 잡어로 만든 반려견 간식 등 로컬 아이템은 여행 기념품으로도 손색없다.오미냉면
물냉면? 비빔냉면? 이곳에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메뉴는 명태 회냉면 한 가지뿐이지만, 두 가지 맛을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 명태 회무침을 얹은 냉면에 양념장과 냉육수를 부어 먹으면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문을 열자마자 붐비는 곳이니 식사 시간을 피해 방문할 것.
봉포머구리의 물회
봉포머구리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은 필수! 속초에서 긴 줄을 서서 먹는 봉포머구리가 고성에도 지점을 냈다. 해삼과 전복, 세꼬시가 듬뿍 든 물회는 신선함은 물론이고, 저마다 다른 식감을 가진 재료로 씹는 재미를 더한다. 창밖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해산물의 맛은 두 배.
능파대 기암괴석
자연이 빚은 신비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 수천 년의 세월 동안 파도가 치며 해안가의 돌을 지금과 같은 진귀한 모양으로 조각했다. BTS가 화보촬영을 진행한 곳으로, 그들의 포즈를 따라 하며 ‘인생샷’을 남겨 보는 것은 어떨까.
북끝서점
북끝서점
고성의 평화로운 해변을 만끽하는 방법은 바로 독서다. 어떤 책이 바다와 잘 어울릴지 고민된다면 교암길의 작은 책방 북끝서점에 들러보자. 서점을 운영하는 김상아 대표의 살뜰한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서가마다 손글씨로 정성스레 남긴 추천 문장을 읽다 보면 빈손으로 나올 수 없다.
태시트
태시트
고성에서 가장 감각적인 공간을 찾아가고 싶다면 이곳으로 향하자. 맑은 청간해변 앞에 자리한 카페로, 절제되고 미니멀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이국적인 느낌까지 선사한다. 버터 향이 가득한 ‘겉바속촉’ 피낭시에, 크림과 에스프레소의 조화가 뛰어난 태시트라떼 등 메뉴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맹그로브 고성
맹그로브 고성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고성. 이곳을 차근차근 여유를 가지고 즐기고 싶다면 베이스캠프로 딱 맞은 곳이 있다. 바로 맹그로브 고성이다. 침대에 누워서도 바다가 보이는 뷰도 매력적이지만, 집처럼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장기간 여행에 적합하다.
맹그로브 고성의 워크스테이션
고성 워케이션 도전!
1층에는 각자 업무를 볼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공간 ‘워크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다. 편안한 소파형 의자, 파티션으로 구분된 1인 좌석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져 업무 스타일에 맞게 몰입을 돕는다. 고성에서 일도 하고 휴가도 즐기고 싶은 ‘워케이션’ 족이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

따로 또 같이!
‘혼여행’족이라도 맹그로브 고성에서는 외로울 틈이 없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주민, 투숙객들과 어우러질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 현지 어부의 안내로 배를 타고 나가 떠오르는 해를 보는 ‘일출 항해’를 비롯해 아침 요가, 이자카야 식사 동행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한 달이 모자랄지도 모른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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