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에 들자"…공화당 부통령 후보 '슈퍼리치 후광' 경쟁

"재계인맥·정치자금 모금 능력에 따라 트럼프 러닝메이트 결정될 듯"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되려는 정치인들이 초고액 자산가인 '슈퍼리치'의 후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나 선거전에서의 전투력 등이 러닝메이트의 자격요건으로 거론됐지만, 실제로는 대규모의 정치헌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한 기준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낙점을 받기 위해 재계와의 인맥을 부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은 억만장자 스티브 윈의 적극적인 천거에 힘입어 최근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경쟁에서 급상승하는 분위기다. 카지노 업계의 거물이었던 윈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다.

특히 윈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트럼프 캠프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돕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도 러닝메이트 선정 과정에서 윈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에 오른 다른 인사들도 재계 인맥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IT 사업으로 거부가 된 더그 버검 노스타코타주 주지사도 재계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억만장자 투자가 톰 시벨은 최근 트럼프 캠프에 50만 달러(약 7억 원)를 트럼프 캠프에 보냈다. 버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버검 주지사의 스탠퍼드대 경영전문대학원(MBA) 동기인 딕 보이스 전 버거킹 회장은 10만 달러(약 1억4천만 원)를 트럼프 캠프에 보냈다.

보이스 전 회장은 "버검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경우 더 많은 정치자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버검 주지사는 자신이 부통령 후보가 될 경우 선거운동에 사재를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기도 했다.

벤처투자업계 출신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도 재계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밴스 상원 의원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의 정치자금 모금행사에서 1천200만 달러(약 165억8천만 원)를 수확하면서 자금 동원 능력을 증명했다.
공화당 유일의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도 지난주 워싱턴에서 자신의 정책그룹을 지원하는 재계 인사들과 회합하는 등 공격적으로 재계 인맥을 과시하고 있다.

스콧 상원 의원은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헤지펀드계의 거물 폴 싱어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NYT는 스콧 상원 의원을 지원하는 재계 인사들도 그가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