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파리올림픽의 세 가지 도전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2024년 7월 26일, 프랑스의 상징인 센강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열전에 들어간다.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립한 뒤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를 시작으로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7년 IOC에 가입해 이듬해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우리 선배들이 20여 일 걸려 런던에 도착하면서 우리나라의 올림픽 역사가 시작됐고, 그들의 열정과 혼은 오늘날에도 큰 원동력으로 남아 있다.

세계 최고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선다. 선수들의 탁월한 퍼포먼스를 보며 희열과 감동을 느낄 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혁신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고 점검하는 기회의 장이다.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며, 문화 교류의 장으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첫 번째는 개회식이다. 올림픽은 보통 주경기장에서 개막 공연과 각국 선수단 입장으로 시작하는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센강에 보트를 띄워 개막식을 연다.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기존 틀을 벗어난 혁신적인 시도로 다른 대회에서도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이라는 목표다. IOC는 스포츠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영감을 주려는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 특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에게 재사용할 수 있는 물병을 나눠주며 ‘제로 플라스틱’ 운동을 전개하고,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마지막은 선수 중심 대회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IOC가 운영하는 30여 개 분과위원회 중 선수위원회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필자는 2016년 처음 선수위에 참여해 2021년 아시아인 최초로 선수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고, 현재는 7개 분과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초로 엄마 선수들을 위한 아이 돌봄이 시행되고, 선수들과 그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올림픽 무대 경험을 가족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이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2024 파리올림픽의 이런 시도들은 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대회를 넘어 환경과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이런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파리올림픽의 세 가지 도전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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