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토론부터 꼬인 바이든…신재생에너지株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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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씨에스윈드 급락국내 증시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미국 대선 TV 토론에서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두면서다.
트럼프 당선땐 친환경정책 역행
태양광·풍력·ESS업계 악재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인 한화솔루션은 3.99% 하락한 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풍력타워 부품 등을 생산하는 씨에스윈드는 6.16% 떨어진 4만6450원에 마감했다. 풍력용 베어링 제조기업인 씨에스베어링은 5.23%,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필수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하는 SK이터닉스도 6.38% 급락했다.
이들 종목의 하락은 조 바이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반대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는 공약집 성격의 ‘아젠다 47’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녹색 속임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품질이 낮고 비싸기 때문에 저렴한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 석탄 등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보 사퇴론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은 IRA 등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왔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은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데다 IRA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공장을 잇따라 증설하거나 신설하며 모듈 생산능력을 연 1.7GW에서 연 8.4GW로 크게 늘렸다.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업체로 올라서면서 IRA를 통한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규모가 연 1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터닉스도 미국 ESS 시장에 진출해 확장을 노리고 있다.트럼프 재선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친환경 흐름을 후퇴시킬 것이란 우려도 재생에너지주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11월 대선 승리 시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