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친환경 전력망…阿 '태양광 전기' 英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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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 '국가 간 송전' 활발태양광과 바람 등이 풍부한 나라에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해 다른 나라로 보내는 ‘국가 간 송전’이 전 세계 전력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英, 모로코·덴마크서 공급 받아
싱가포르, 전력 30% 수입하기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벤처 기업 엑스링크스는 모로코에서 생산한 풍력·태양 에너지를 영국으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4000㎞(약 2500마일) 길이의 해저 송전망을 설치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영국 전력 수요의 8%를 충족하고 7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엑스링크스는 지난 4월 1억파운드(약 1750억원) 규모의 1차 투자금을 모았지만 영국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고 수백억달러를 추가 모금할 예정이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은 220억~240억파운드로 추정된다.
영국은 이미 북해를 사이에 두고 덴마크에서 친환경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764㎞에 달하는 세계 최장 육상·해상 송전망 ‘바이킹링크’를 통해서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바이킹링크는 친환경 전력 800메가와트(㎿)를 영국에 보내기 시작해 1.4기가와트(GW)로 점차 송전 용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문제점 중 하나는 생산지와 소비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바람과 일조량이 풍부한 대규모 부지는 전기가 필요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많다. 도시 지역에는 친환경 발전소를 지을 부지도 마땅치 않은 경우가 흔하다.싱가포르가 대표 사례다. 풍력·태양광발전 부지가 부족한 싱가포르는 2035년까지 인근 국가에서 전체 전력의 30%에 해당하는 청정 에너지를 수입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에 약 964㎞ 길이의 해저 케이블을 설치해 청정 에너지를 수입하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했다.
공공 인프라 건설 기업 메리디엄은 영국과 독일을 잇는 국가 간 송전망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