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쌍끌이'…무역흑자 6년만에 최대

연수출 7000억弗 달성 '청신호'

상반기 3348억弗 역대 2위
'AI 열풍' 타고 반도체 수출 급증
자동차·석유 등 주력 품목도 호조

對美 수출도 643억弗 사상 최대
정부 "하반기 조업일수 효과로
수출 100억弗 더 늘어날 수도"
올 상반기 무역수지가 6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수출이 9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6월 무역수지 80억달러 흑자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1~6월 무역수지가 231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2018년 상반기 이후 6년 만의 최대다. 지난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263억달러 적자였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한 3348억달러로 조사됐다. 3505억달러를 기록한 2022년 상반기 이후 두 번째로 많다. 2022년 한국의 수출은 683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입은 6.5% 줄어든 3117억달러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수입의 20~30%를 차지하는 에너지 수입이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

6월 무역수지는 80억달러 흑자였다.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무역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6월 수출은 571억달러로 5.1% 늘었고, 수입은 491억달러로 7.5% 줄었다.지난해 부진했던 반도체가 되살아났고 자동차와 석유, 선박 등 기존 주력 수출 품목이 가세하면서 수출과 무역 흑자가 동반 급증했다.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65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2.5% 늘었다. 6월 기준으로는 134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다. 작년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서 반도체 수출을 끌어 올렸다.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난 것도 호재였다.

자동차 수출도 370억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출(60억달러)이 17.6%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차(62억달러)와 내연기관 차량(247억달러)의 수출이 각각 19.5%, 7.2% 증가했다.중국 기업에 고전하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각각 265억달러와 24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7.7%, 4.1%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어난 데 힘입어 선박 수출도 118억달러로 28% 증가했다.

수출 7000억달러 가능성 열려 있어

지역별로는 미국과 중국,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우리나라 3대 수출 시장이 모두 선전했다. 미국 수출은 643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6.8% 늘어나며 중국(634억달러)을 2위 수출 상대국으로 밀어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가 모두 호조였다. 미국에 밀리긴 했지만 중국 수출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황이 개선되면서 두 분기 연속 증가했다.

지난 5월 우리나라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한 ‘트리플 감소’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은 하반기 내수 회복을 촉진할 원동력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기준 수출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정부는 올해 7000억달러 수출 목표가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 조업일수가 상반기보다 4.5일 정도 많기 때문에 수출이 100억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3대 수출 품목과 3대 수출 시장의 하반기 전망이 좋기 때문에 수출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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