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휴지 조각'되지만…부자들 최애는 '비상장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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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대박…상장 전 투자 인기자산관리(WM) 시장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2014년 10월 다음카카오 상장 때다.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은 기업공개(IPO) 1년 전 카카오 임직원의 우리사주를 매입해 ‘비상장주식 편입 특정금전신탁’ 상품으로 만들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판매했다. 돈이 필요한 임직원이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팔면 지분 구조가 복잡해지고 주가가 출렁일 것을 우려해 자산가들에게 한꺼번에 주식을 넘기는 상품을 설계했다. 이 신탁은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평가하고 200억원 규모 우리사주 25만 주를 매수했다. 카카오 주가가 상장 이후 급등하며 투자자들은 수십 배 ‘대박’을 터뜨렸다.
이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도 벤처캐피털(VC)인 L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보툴리눔톡신 개발사 휴젤의 지분 1.2%를 매입해 사모 특정금전신탁 상품으로 만들어 고액 자산가들에게 매각했다. VVIP PB센터장 등 일부를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한 지 20여 분 만에 45억원의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은 상장에 실패하면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지만 한번 터지면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손실을 봐도 타격이 작은 ‘찐 부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비상장 주식 투자 성공 사례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은 유망 분야와 투자 기업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기업가치 33조원 규모의 xAI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팜테코, KT클라우드 등도 고액 자산가가 참여한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의 대표적인 사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