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계 "이미 늦었다…의대생 유급·국시 파행 불가피"
입력
수정
권복규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사…"급격한 증원에 의료교육 부실 자명" 비판 "이번 달이라도 전공의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전공의와 의대생이 모두 돌아오는 게 가장 희망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해결책이 없어요.
"
권복규 이화여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교수(한국의료윤리학회 회장 겸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사)는 2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의대 교육 과정은 일 년 단위로 진행되는 데다 수업량이 상당한 탓에 현시점에서 이미 정상적인 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지금 절반의 시간을 날리지 않았느냐"며 "의대생들이 이제 돌아온다고 해도 나머지 기간에 주말과 야간을 모두 동원해도 1년의 수업을 물리적으로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 년에 배우는 과정을 반년 안에 끝낼 수는 없다"며 "의대생들의 유급과 국시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평소대로라면 오는 9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시작돼야 하지만, 현재 의대생 대부분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의대생들이 국시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내년도 의사 배출은 없고, 당연히 (대학병원에 들어갈) 인턴도 없다.
일부 돌아오는 전공의들이 있다고 해도 적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올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한 뒤 "의대생들은 동기와 선후배 사이 결속력이 강한 특성이 있어 의대생들이 돌아오려면 전공의들의 복귀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이 부실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증원이 되지 않은 의대도 당장 의대생들의 유급으로 내년도 강의 인원이 2배가 될 게 분명하고, 여기에 증원까지 더해진 의대는 더 많은 숫자의 학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학교육에서 필수적인 임상·실습 교육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 교수는 "어떻게든 교육을 할 수는 있겠지만 부실해지는 건 자명한 일"이라며 "임상, 실습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테고 강의 위주의 교육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맞춤 교육과 소규모 교육이 필요한 데 급격한 증원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학 교육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의사 인력 수급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권 교수는 "만약에 미래에 의대 정원을 줄이려고 한다면 그동안 의대가 투자한 시설과 인력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되느냐"며 "의대가 늘어난 정원을 위해 강의실을 늘렸다가 줄여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게 아니냐"고 거듭 반문했다. 이어 "정부가 애초부터 미래에 대한 엄밀한 계획 없이 추진한 것"이라며 "서서히 증원했다가 서서히 감축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겠다고 했으면 일이 훨씬 쉬워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권복규 이화여대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교수(한국의료윤리학회 회장 겸 한국의학교육학회 이사)는 2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의대 교육 과정은 일 년 단위로 진행되는 데다 수업량이 상당한 탓에 현시점에서 이미 정상적인 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지금 절반의 시간을 날리지 않았느냐"며 "의대생들이 이제 돌아온다고 해도 나머지 기간에 주말과 야간을 모두 동원해도 1년의 수업을 물리적으로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 년에 배우는 과정을 반년 안에 끝낼 수는 없다"며 "의대생들의 유급과 국시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평소대로라면 오는 9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이 시작돼야 하지만, 현재 의대생 대부분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정상적으로 치러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의대생들이 국시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내년도 의사 배출은 없고, 당연히 (대학병원에 들어갈) 인턴도 없다.
일부 돌아오는 전공의들이 있다고 해도 적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올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한 뒤 "의대생들은 동기와 선후배 사이 결속력이 강한 특성이 있어 의대생들이 돌아오려면 전공의들의 복귀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이 부실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증원이 되지 않은 의대도 당장 의대생들의 유급으로 내년도 강의 인원이 2배가 될 게 분명하고, 여기에 증원까지 더해진 의대는 더 많은 숫자의 학생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학교육에서 필수적인 임상·실습 교육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 교수는 "어떻게든 교육을 할 수는 있겠지만 부실해지는 건 자명한 일"이라며 "임상, 실습 등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테고 강의 위주의 교육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질의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맞춤 교육과 소규모 교육이 필요한 데 급격한 증원으로 인해 정상적인 의학 교육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는 의사 인력 수급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권 교수는 "만약에 미래에 의대 정원을 줄이려고 한다면 그동안 의대가 투자한 시설과 인력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되느냐"며 "의대가 늘어난 정원을 위해 강의실을 늘렸다가 줄여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게 아니냐"고 거듭 반문했다. 이어 "정부가 애초부터 미래에 대한 엄밀한 계획 없이 추진한 것"이라며 "서서히 증원했다가 서서히 감축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겠다고 했으면 일이 훨씬 쉬워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