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파리올림픽?…히잡 쓴 프랑스 선수들에게는 '해당 없음'

개막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올해 파리올림픽은 남녀 출전 선수 성비가 같은 최초의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자유와 평등을 기치로 내걸었던 프랑스혁명의 본고장에서 열리는 '성평등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각별하다. 그러나 히잡을 착용하는 프랑스 선수들에게 '자유와 평등'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최근 프랑스 여자 농구 선수 디아바 코나테의 사연을 소개했다.

2000년생 코나테는 17세 때부터 연령별 국가대표에 뽑혀 2018년 18세 이하(U-18) 유럽선수권대회와 그해 유스올림픽 결승에 진출했고, 2019년 월드비치게임에서는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미국 대학에 진학한 그는 22살 때부터 종교적인 영향을 받아 히잡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후로는 프랑스 국가대표에 뽑힐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농구협회가 2022년 12월부터 선수에게 종교적 또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장비 착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농구 종목뿐 아니라 전 종목에서 프랑스 선수는 히잡을 쓰고 경기에 뛸 수 없다. 지난해 9월 프랑스 체육부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자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종교적 또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장비 착용을 금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2014년 경기 중 히잡 착용을 허용했으나 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은 지난해 6월에도 여자 축구 선수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 축구협회 규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알자지라는 "올해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히잡 착용이 허용되지만 프랑스 선수들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최근 "스포츠 인권 단체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프랑스 선수들의 히잡 착용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IOC에 보낸 서한을 통해 "히잡 금지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며 "무슬림 선수들이 차별받고, 결국에는 사회적 고립을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성평등 올림픽'을 앞세우는 프랑스가 스포츠 이벤트로 자국 내 인권 상황을 숨기려는 '스포츠 워싱'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