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美 제약사로부터 역대 최대 1.5조 수주

속도, 품질, 규모에 고객사들 증액 잇따라
생물보안법에 하반기에도 수주 증가 전망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대형제약사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조 46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공시를 통해 미국 소재 제약사로부터 약 1조 4636억원(약 10억6000만달러)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출범한 이후 단일 수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3조 5009억원)의 4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계약상대방은 경영상 비밀유지 사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이번 수주는 지난해 6월 공시한 1473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 계약에 대한 본계약 성과다. 따라서 당시 수주 규모를 제외한 정확한 증액 수주 규모는 1조3164억원 규모다. 증액 규모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들어 만 6개월 만에 연 누적 수주금액 2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총 7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6건은 고객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계약의 생산 물량 등을 늘린 증액 계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벨기에 UCB와 3819억원 규모 첫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 대형제약사 MSD, 일라이 릴리, 박스터 등과 연달아 증액 계약을 체결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6년간 연평균 최소 2400억원 규모의 생산이 필요한 제품으로 블록버스터급(연간 매출 1조 3800억원 이상) 약물임을 예측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등이 후보군이지만 정확히 알 순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라이릴리의 알츠하이머치료제(도나네맙)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가총액 기준 빅파마 상위 20곳 중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자회사와의 경쟁 관계 때문에 수주가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면 상위 업체 대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1~2곳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가 사장으로 취임한 2020년 12월 이후 3년 반 만에 빅파마 고객사는 3곳에서 16곳으로 다섯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존림 사장은 마운자로(일라이릴리) 위고비(노보노디스크)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수요 급증으로 주요 매출처인 항체치료제 CDMO 시장이 장기적으로 쪼그라들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항체치료제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 중”이라며 밝힌 바 있다. 그는 “항체치료제 시장은 자가면역질환 및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로 계속 확장될 것”이라며 “단일항체뿐만 아니라 이중항체 삼중항체 등으로 계속 수요가 늘고 있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제정이 추진되자 고객사의 주문 문의가 평소보다 두 배 많아졌다고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사업은 항체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항체치료제란 우리 몸이 바이러스에 대항해 만들어낸 항체 가운데 효과가 좋은 것을 골라서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항체치료제는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는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이 탁월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규모 면에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업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준공을 목표로 18만L 규모의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L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품질 측면에서는 올해 6월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78건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는 99%의 배치 성공률을 기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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