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00 vs 2400…하반기 전망 '극과 극'

대신·한투증권, 실적 회복 기대
반도체·자동차·음식료 등 낙관

IBK투자증권 "고점 부담 커져"
수출 증가율 다시 떨어져 부담
사진=뉴스1
하반기 증시 하락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증권가에선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밸류업 수혜주, 수출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하며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미국 대선 등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반기 주가, 이미 많이 올라”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0.84% 하락한 2780.86에, 코스닥지수는 2.04% 내린 829.91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524억원, 300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3944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더 거셌다. 기관이 1638억원, 외국인이 1049억원어치 팔아치웠고 개인은 2958억원어치 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지난달 20일 280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들어서도 시원하게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증시 방향에 대한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반기 강세장을 전망하는 전문가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베어 마켓’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코스피지수 하방을 2400선까지 열어놓고 있는 IBK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상반기 주도주들이 이미 많이 올랐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동력을 찾기 힘들다”며 “금리 인하는 이미 반영돼 있고, 오히려 미국 대선과 관련한 무역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국내 기업들이 수출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수출 피크아웃’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5.1%로 전월(11.5%)보다 낮아졌다.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10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플러스’로 돌아선 데는 기저효과도 작용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증가율이 다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이 같은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증권시장 밸류에이션 매력은 과거 같은 주가 레벨이던 시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도 “코스피지수가 2800이라는 상징적 레벨에 도달한 만큼 심리적으로 고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삼천피’ 돌파 예상도 여전

일각에선 국내 증시가 ‘삼천피’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금리 인하와 기업 실적 증가, 밸류업 등 모멘텀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 기대와 기업 실적 회복이 지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며 “주도주는 반도체, 자동차, 음식료”라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밸류업 정책이 하반기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했다.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 목표를 310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반도체 상승 사이클까지 맞물리며 3100선을 향하는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반도체가 증시의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인터넷, 자동차, 2차전지가 가세하면 상승 추세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한신/이상기 기자 phs@hankyung.com

핫이슈